난 좌파가 아니다: 두 판 사이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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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난 좌파가 아니다 | |제목 = 난 좌파가 아니다 | ||
|저자 = 신현수 | |저자 = 신현수 | ||
|내용 = 비 내리는 날 | |내용 = 비 내리는 날 | ||
낡은 유모차에 젖은 종이 박스 두어 장 싣고 가는 | |||
노파를 봐도 | |||
이제 더 이상 가슴 아프지 않으므로 | |||
난 좌파가 아니다 | |||
네온 불 휘황한 신촌 | |||
차가운 아스팔트 바닥 위 | |||
온몸을 고무로 감고 | |||
사람의 숲을 뚫고 천천히 헤엄쳐 가는 | |||
장애인을 봐도 | |||
이제 더 이상 가슴 저리지 않으므로 | |||
난 좌파가 아니다 | |||
천일 가까이 한뎃잠을 자며 | |||
농성을 벌이고 있는 | |||
노동자들을 봐도 | |||
이제 그 이유조차 궁금하지 않으므로 | |||
난 좌파가 아니다 | |||
제초제를 마시고 죽은 농민을 봐도 | |||
몸에 불 질러 죽은 농민을 봐도 | |||
아무런 마음의 동요가 없으므로 | |||
안타까운 마음이 들지 않으므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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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5월 19일 (목) 13:54 기준 최신판
신현수
비 내리는 날 낡은 유모차에 젖은 종이 박스 두어 장 싣고 가는 노파를 봐도 이제 더 이상 가슴 아프지 않으므로 난 좌파가 아니다 네온 불 휘황한 신촌 차가운 아스팔트 바닥 위 온몸을 고무로 감고 사람의 숲을 뚫고 천천히 헤엄쳐 가는 장애인을 봐도 이제 더 이상 가슴 저리지 않으므로 난 좌파가 아니다 천일 가까이 한뎃잠을 자며 농성을 벌이고 있는 노동자들을 봐도 이제 그 이유조차 궁금하지 않으므로 난 좌파가 아니다 제초제를 마시고 죽은 농민을 봐도 몸에 불 질러 죽은 농민을 봐도 아무런 마음의 동요가 없으므로 안타까운 마음이 들지 않으므로 난 좌파가 아니다 난 좌파가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