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차 아바나 선언: 두 판 사이의 차이

좌파도서관
(새 문서: {{자료 |제목 = 제1차 아바나 선언 |부제 = |저자 = 피델 카스트로 |주제 = 쿠바 혁명, 반제국주의 |발표시기 = 1960년 9월 2일 |출처 =[https://www.marxists.org/korean/marx/principles-communism/index.htm #] }} 직접·공공·보통 선거를 통한 주권 행사에서 비롯된 천부의 권리를 갖고 행동하는 미주 해방지구의 쿠바 국민은 호세 마르티 기념비 옆에서 그를 추모하면서 쿠바...)
 
편집 요약 없음
55번째 줄: 55번째 줄:
피델 카스트로
피델 카스트로


[[분류:문헌]]
[[분류:자료]]

2022년 9월 6일 (화) 05:00 판

제목: 제1차 아바나 선언
저자: 피델 카스트로
주제: 쿠바 혁명, 반제국주의
발표시기: 1960년 9월 2일
출처: #


제1차 아바나 선언


직접·공공·보통 선거를 통한 주권 행사에서 비롯된 천부의 권리를 갖고 행동하는 미주 해방지구의 쿠바 국민은 호세 마르티 기념비 옆에서 그를 추모하면서 쿠바 전국국민대회를 열었다. 쿠바전국국민대회는 우리 아메리카 민중의 의지의 표현인 강령을 다음과 같이 천명한다.


1. 저 코스타리카산호세 선언’을 전면 거부한다. 그 선언은 미제국주의 주도 아래 아메리카 대륙의 주권과 존엄성, 각 국가의 민족자결권을 침해한다.


2. 쿠바전국국민대회는 남아메리카 모든 민중에 대해 무지막지하고 불법적인 지배를 서슴지 않는 미제국주의를 강력히 비난하는 바이다. 1세기 이상 지속된 침략으로 멕시코, 니카라과, 아이티, 산토도밍고, 쿠바의 대지는 한 번 이상씩 침탈당했고, 텍사스 같이 광대하고 자원이 풍부한 땅, 파나마 운하 같은 전략 요충지가 탐욕스러운 제국주의 손아귀에 들어갔으며, 심지어 푸에르토리코처럼 전 영토가 점령지가 되기도 했다. 남아메리카 민중은 미 해병이 우리의 아내와 딸들, 나아가 우리 대륙의 가장 고귀한 선열(그중 한 사람이 호세 마르티다)을 모욕하는 현실을 감내해왔다.

우월한 군사력 불평등 조약, 매판 정부의 수치스러운 협조를 통한 지배로 (볼리바르, 이달고, 후아레스, 산 마르틴, 오이긴스, 티라덴테스, 수크레, 마르티 등이 해방하려 했던) 우리 아메리카 대륙은 착취의 대륙, 미국이라는 금융·정치 제국의 뒷마당, 국제기구 표결의 거수기가 되어버렸다. 남아메리카 국가들 중 쿠바는 이 국제기구에서 ‘우리를 무시하는 거칠고 잔인한 북미’에게 부담이 되는 괴물로 항상 간주되었다. 쿠바전국국민대회는 남아메리카 정부들이 이러한 제국주의 지배를 받아들임으로써 독립의 이상을 배반하고, 민중들의 주권을 파괴하며, 남아메리카 국가들 간의 진정한 연대를 방해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우리 대륙의 불멸의 선조들을 움직여온 바로 그 해방의 신념으로, 쿠바 국민의 이름으로 그들의 지배를 거부하는 바이며, 그리하여 남아메리카 민중의 희망과 의지를 실현하려 한다.


3. 쿠바전국국민대회는 먼로 독트린을 영속화하려는 시도를 거부한다. 이 독트린은 호세 마르티의 예측처럼 탐욕스러운 제국주의자들의 ‘아메리카 대륙 지배’를 연장하고, 또한 오래전 호세 마르티의 비판처럼 차관, 운하, 철도 등의 독소를 손쉽게 주입하는 데 현재까지도 이용되고 있다. 따라서 미국 앞에서 줏대 없는 정부의 굴복이자 아메리카 민족에 대한 미 독점기업의 전횡에 불과한 잘못된 범미주주의(Pan-Americanism)에 반대하여 쿠바전국국민회의는 마르티와 후아레스(Benito Juarez)의 남아메리카주의의 해방을 주창한다. 나아가 전국국민대회는 미국인, 즉 박해받는 지식인, 린치 위협을 받는 흑인, 악당들의 손아귀에 있는 노동자들에게도 우호의 손길을 뻗치며 전 세계의 일부가 아닌 전 세계와 더불어 전진하려는 의지를 재천명하는 바이다.


4. 쿠바 전국국민대회는 만약 우리의 조국이 제국주의 군대의 공격을 받는다면 쿠바를 지원하기 위한 소련의 자발적인 행위는 개입이 아니라 공개적인 연대 행위로 간주되어야 함을 천명한다. 미국의 침공이 임박한 상황에서 쿠바에 제공되는 그러한 지원은 소련 정부의 명예를 드높이는 반면, 쿠바에 대한 비겁하고 불법적인 공격은 미국 정부의 명예를 실추시킬 것이다. 따라서 쿠바전국국민대회는 쿠바 영토가 미국의 침공을 받는다면 소련의 미사일 지원을 기꺼이 받아들이겠다는 의지를 미국과 전 세계 앞에 천명한다.


5. 쿠바 전국국민대회는 소련과 중국의 입장에서 대륙의 단합과 통일을 분열시키고 위협하기 위해 ‘쿠바의 경제적·정치적·사회적 상황을 이용하려는’ 어떠한 세력도 철저히 거부한다. 첫 번째 사격에서 마지막 사격까지, 폭정을 전복하고 혁명 권력을 쟁취하려는 투쟁 속에서 쓰러져간 첫 번째 순교자로부터 마지막 순교자까지, 쿠바혁명의 첫 번째 강령에서 마지막 강령에 이르기까지, 쿠바 국민은 자유의지에 따라 행동해왔다. 따라서 아메리카 대륙에서 영속화된 범죄행위와 모욕에 대한 쿠바의 정당한 대응인 쿠바혁명의 성공에 대해 소련 혹은 중국을 비난할 근거는 전혀 없다.

그 반대로 쿠바전국국민대회는 아메리카 대륙과 전 세계의 평화와 안보가 미국 정부의 정책에 크게 위협 받고 있다고 믿는다. 미국은 남아메리카 정부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정책을 모방하도록 강요하면서 소련과 중국을 고립시키고, 공격적이고 도발적인 행동으로 개입하며, 중국이 60억 인구를 사실상 대표하고 있는데도 중국을 유엔에서 의도적으로 배제하려 한다. 따라서 쿠바전국국민대회는 세계 모든 민족과의 선린정책을 확인하고 특히 사회주의 국가들과의 외교관계 수립 의지를 재확인한다. 이 순간 이후 전국국민대회는 중국과의 외교관계를 수립하고 그리하여 미7함대에 의해 지탱되는 대만 괴뢰정부와의 관계를 단절하려는 의지를 밝힌다.


6. 쿠바 전국국민대회는 남아메리카 민중의 일반여론을 표현한다는 확고한 신념 아래 민주주의는 결코 다음의 것들과 양립할 수 없음을 확인한다. 즉 금융과두제, 흑인에 대한 차별, KKK단의 폭력행위와 양립할 수 없다. 또한 오펜하이머 같은 과학자를 쫓아내고, 폴 로비선의 위대한 음성을 오랫동안 듣지 못하게 하며, 여러 정부와 교황 비오 7세를 포함한 전 세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로젠버그를 사형에 처하는, 그런 박해와는 양립할 수 없다. 쿠바전국국민대회는 민주주의는 허구적인 결과를 생산하기 위해 부유한 지주와 직업정치인이 장악하는 선거만이 아니라, 민중 중심의 이 국민대회가 지금 실천하는 것처럼 국민의 결정권에 의해 지탱된다는 쿠바인의 신념을 밝힌다. 나아가 민주주의는 대중이 스스로 결정할 수 있을 정도로 진정 자유롭고, 가난한 자가 기아, 사회적 불평등, 문맹, 사법제도에 의해 비참하고 무능한 조재로 전락하지 않을 때 비로소 남아메리카에 뿌리 내릴 것이다.

따라서 쿠바전국국민대회는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 농촌 사람들에게 불행의 원천이 되는 낙후되고 비인간적인 대농장 체제를 비판한다. 이 체제는 대규모 토지를 보유하되 제대로 경작하지도 않고 놀린다. 기아선상의 임금, 비합법적인 특권계급이 저지르는 가혹한 노동 착취에 반대한다. 문맹, 교사·학교·의사·병원의 부재, 아메리카 국가들에 만연한 노인 복지의 빈곤을 개탄하고, 흑인과 인디언에 대한 차별을 반대한다. 여성 차별과 착취를 비판한다. 우리 국민을 헐벗게 하고 민주주의와 주권의 완전한 실현을 가로막는 군사적·정치적 과두체제를 비판한다. 국민의 이익을 무시하는 부정한 거래로 국가의 천연자원을 외국 독점기업에 양도하는 것을 개탄하고, 국민의 정서는 무시한 채 미국에만 우호적인 정부를 비판한다. 과두제 정치와 제국주의 억압자의 이익에 복무하는 언론과 여타 미디어가 국민을 구조적으로 기만하는 행위를 비판한다. 미국의 도구이자 심복, 대리인에 의한 뉴스의 독점을 개탄하고, 단결하면 모든 나라에서 다수인 노동자, 농민, 학생, 지식인이 애국적·사회적 목표를 쟁취하기 위해 단결하는 것을 가로막는 억압적인 법을 비판한다. 남아메리카에서 자신들의 의도와 이익에 따라 정치를 좌지우지하면서 우리의 자원을 약탈하고, 노동자 농민을 착취하며, 우리 경제의 피를 빨아먹을 뿐 아니라 낙후한 상태를 영구화하는 독점기업과 제국주의자들의 기업을 비판한다. 마지막으로 쿠바전국국민대회는 인간에 의한 인간의 착취, 제국주의 금융자본에 의한 저발전국의 착취를 거부한다.

따라서 쿠바전국국민대회는 토지에 대한 농민의 권리, 자신들 노동의 산물인 과일에 대한 노동자의 권리,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아동의 권리, 의료 혜택과 병원에서 치료 받을 수 있는 환자의 권리, 실제 쓸모가 있고 과학적인 교육을 무상으로 받을 수 있는 학생의 권리, ‘전적인 인간 존엄성’을 누릴 흑인과 인디언의 권리, 시민으로서 사회적·정치적 평등에 대한 여성의 권리, 노후 보장에 대한 노인의 권리, 연구와 작품을 통해 더 나은 세계를 창조하려는 지식인·예술가·과학자의 권리, 국가의 부와 자원을 회복하기 위한 제국주의적 독점체의 국유화 권리, 세계 모든 국가와의 자유로운 교역에 참여할 수 있는 국가의 권리, 완전한 주권에 대한 국가의 권리, 요새를 학교로 바꾸고 노동자·농민·학생·지식인·흑인·인디언·여성·청년·노인 등, 억압 받고 착취당하는 모든 자들이 자신의 권리와 미래를 지키기 위한 무장의 권리 등을 천명한다.


7. 쿠바전국국민대회는 자신들의 경제적·정치적·사회적 권리를 위한 노동자·농민·학생·지식인·흑인·인디언·청년·여성·노인의 투쟁 의무, 억압 받고 착취당하는 국민의 해방 투쟁 의무, 거리나 지리적 분할과 관계없이 어디에 거주하든 억압 받고 착취당하고 식민화 되고 고통 받는 국민들과 더불어 공동의 대의를 만들어야 할 의무도 주장하는 바이다. 세계의 모든 인류는 형제다!


8. 쿠바전국국민대회는 단합되고 영광스러운 남아메리카가 경제를 미제국주의의 풍성한 전리품으로 만들고 있는 속박에서 해방될 것이며, 겁먹은 장관들이 독재자를 따라 천박한 목소리로 합창하는 회의석상에서도 각 지역의 진정한 목소리가 들리도록 해야 한다고 믿으며 이를 확인한다. 따라서 전국국민대회는 남아메리카 공동의 운명을 위해 투쟁하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 대륙은 개별 국가의 자유로운 결정과 모든 국가의 공동의 목표에 뿌리내린 진정한 연대를 건설할 수 있을 것이다. 해방된 남아메리카를 향한 이 투쟁에서 공직에 앉아 강탈자 노릇이나 하고 있는 자들은 그저 굴종을 강요하고 있다. 이에 반대하여 석탄과 주석 광산에서, 일반 공장과 설탕 공장에서, 사파타와 산디노의 후손인 로토, 촐로, 가우초, 히바로 등이 자유의 무기를 드는 봉건적 압제에 짓눌리는 토지에서, 시인과 소설가, 학생, 여성, 어린이, 노인과 무력한 자들로부터, 목소리가 높아질 것이다.

우리 형제들의 이러한 목소리를 향해 쿠바 전국국민대회는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죽 우리는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다! 쿠바는 실패하지 않는다! 쿠바는 오늘 여기서 남아메리카와 전 세계 앞에 쿠바의 역사적이고 변치 않을 혁명을 천명한다. 조국, 아니면 죽음을!


9. 쿠바전국국민대회는 이 선언을 ‘아바나 선언’으로 명명할 것을 결의한다.


쿠바, 아바나, 미주 해방지구

1960년 9월 2일

피델 카스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