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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론'''({{언어표기|한자|二元論}}, {{언어표기|라틴어|Dualism}})은 세계의 통일성, 단일성을 부인하고 그 대신에 이원성을 모든 것의 기본 규정으로 삼고 있는 일군의 사조를 가리킨다. 이원론에서 두 궁극적 실체는 상호간 독립되어 있으며, 교호하지 않는 것으로 간주된다.<ref>《철학대사전》, pp. 1039-1040.</ref>
'''이원론'''({{언어표기|한자|二元論}}, {{언어표기|라틴어|Dualism}})은 세계의 통일성, 단일성을 부인하고 그 대신에 이원성을 모든 것의 기본 규정으로 삼고 있는 일군의 사조를 가리킨다. 이원론에서 두 기본 규정은 상호간 독립되어 있으며, 교호하지 않는 것으로 간주된다.<ref>《철학대사전》, pp. 1039-1040.</ref>


== 개요 ==
== 개요 ==
‘''dualism''’이라는 용어는 C. 볼프가 자신의 저서 《이성의 심리학》(Psychologia rationalis)에서 처음으로 등장한다.<ref>위와 같은 문헌, p. 1039.</ref>
‘''dualism''’이라는 용어는 C. 볼프의 저서 《이성의 심리학》(Psychologia rationalis)에서 처음으로 등장한다.<ref>위와 같은 문헌, p. 1039.</ref>


일반적으로 물질과 정신를 모두 궁극적 실체로 간주하고, 둘 사이의 형이상학적 '결합'을 시도한 세계관에서 나타나는 사조로, 다원론(多元論)과 마찬가지로 세계의 통일성을 부정하고, 논리학 서술에서 형이상학적 논변에 기반한다.
일반적으로 물질과 정신를 모두 기본 규정로 간주하고, 둘 사이의 형이상학적 '결합'을 시도한 세계관에서 나타나는 사조로, 다원론(多元論)과 마찬가지로 세계의 통일성을 부정하고, 논리학 서술에서 형이상학적 논변에 기반한다.


V. I. 레닌은 물질과 정신을 터무니없이 절충하여 이원론 사조를 제기하는 게 아닌 이상, 필연적으로 그것은 일원론적 유물론이나, 일원론적 관념론으로 귀결된다고 하였다.<ref>위와 같은 문헌, p. 1040.</ref>
V. I. 레닌은 물질과 정신을 터무니없이 절충하여 이원론 사조를 제기하는 게 아닌 이상, 필연적으로 그것은 일원론적 유물론이나, 일원론적 관념론으로 귀결된다고 하였다.<ref>위와 같은 문헌, p. 1040.</re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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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원론 철학 ==
== 이원론 철학 ==
대부분의 이원론 철학은 본질적으로 일원론적이라는 점에서 상대적 이원론이다. 가령, 소크라테스·플라톤은 질료를 누군가에 의해 창조된 것도, 산출된 것도 아닌 본래 존재하는 것<ref>두 철학자에게서 질료는 관념적 존재와 연관을 이루는 것으로 취급되지도 않는다. 그들은 질료에 관해, 이데아에 대해서 그 독립성을 확보한 채 기계적으로 결합되는 것으로 말한다.</ref>으로 간주하지만, 철학 주제에서 지엽적인 것으로 취급하며, [[이데아#선(善)의 이데아|선(善)의 이데아]]만을 우월한·참된 실재로 간주한다는 점에서 일원론적 관념론의 성격을 짙게 갖고 있다.
대부분의 이원론 철학은 본질적으로 일원론적이라는 점에서 상대적 이원론이다. 가령, 소크라테스·플라톤은 질료를 누군가에 의해 창조된 것도, 산출된 것도 아닌 본래 존재해왔던 것<ref>두 철학자에게서 질료는 관념적 존재와 연관을 이루는 것으로 취급되지도 않는다. 그들은 질료에 관해, 이데아에 대해서 그 독립성을 확보한 채 기계적으로 결합되는 것으로 말한다.</ref>으로 간주하지만, 철학 주제에서 지엽적인 것으로 취급하며, [[이데아#선(善)의 이데아|선(善)의 이데아]]만을 우월한<ref>그와 반대로, 플라톤의 대화편에서 질료(hyle)는 '어두운 존재', '비천한 존재', '더러운 존재' 등으로 일컬어지며, '과하면 신을 모독하는 존재' 등으로 묘사된다.</ref>·참된 실재로 간주한다는 점에서 일원론적 관념론의 성격을 짙게 갖고 있다.
 
아낙사고라스는 다원소설(多元素說)로 대표되는 다원론을 전개하였는데, 최종적으로는 이성(nous)과 감각적인 것을 이원론적으로 구분하는 종자설(種子說)에 귀착하게 되었다. 아낙사고라스의 이와 같은 존재론은 소크라테스의 존재론 성립에 영향을 주었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존재하는 대표적인 이원론 철학자 및 철학 유파 목록은 다음과 같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존재하는 대표적인 이원론 철학자 및 철학 유파 목록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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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owspan="1" | 철학자 또는 철학 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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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lign="center" |J. 로크<ref>레닌은 로크에게 유물론적 성격과 관념론적 성격이 혼재되어 있다고 언급하였다. 로크의 학설에서 감각적 대상의 일차성은 매우 모호하게 표현되어 있다.</ref> || align="center" |? || align="center" |감각적 인상(印象) || align="center" |감각적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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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원론에 대한 잘못된 견해 ==
조로아스터교, 영지주의 등 수많은 종교적 세계관에서 선과 악의 대립, 천국과 지옥 간의 대립, 신과 악마 간 대립 등을 말한다. 일부 견해는 이와 같은 류의 종교적 세계관을 이원론으로 분류하지만, 두 개념 사이의 대립과 투쟁은 이원론의 조건이 아니다.
그리스도교는 신과 악마의 대립, 선악 대립 등을 말한다. 그러나, 그것은 두 개념이 서로 분리되어 있으며, 완전히 서로에 대해 독립적이라는 뜻이 아니다. 중세 스콜라 철학의 발달은 이를 더욱 분명하게 보여주었는데, 그리스도교 세계관에서 만물은 신의 피조물로 이해된다. 그리스도교에서 악은 선의 결여를 의미할 뿐이다. 악은 인간에 생겨나는 것이자, 인간이 본래적으로 내재한 속성으로 간주되는데, 이러한 악 역시 신의 섭리에 의한 객관적인 것으로 취급된다. 즉, 선과 악은 각각 분리된 실체가 아니라는 점에서 그리스도교는 일원론이다.
이원론의 필요조건은 독립된 두 기본 규정의 존재이다. 두 기본 규정은 서로 영향을 주지 않아야 하며, 폐쇄된 각자의 매개 체계를 형성하여야 한다.


== 참고 문헌 ==
== 참고 문헌 ==

2022년 5월 9일 (월) 05:17 기준 최신판

이원론(한자: 二元論, 라틴어: Dualism)은 세계의 통일성, 단일성을 부인하고 그 대신에 이원성을 모든 것의 기본 규정으로 삼고 있는 일군의 사조를 가리킨다. 이원론에서 두 기본 규정은 상호간 독립되어 있으며, 교호하지 않는 것으로 간주된다.[1]

개요

dualism’이라는 용어는 C. 볼프의 저서 《이성의 심리학》(Psychologia rationalis)에서 처음으로 등장한다.[2]

일반적으로 물질과 정신를 모두 기본 규정로 간주하고, 둘 사이의 형이상학적 '결합'을 시도한 세계관에서 나타나는 사조로, 다원론(多元論)과 마찬가지로 세계의 통일성을 부정하고, 논리학 서술에서 형이상학적 논변에 기반한다.

V. I. 레닌은 물질과 정신을 터무니없이 절충하여 이원론 사조를 제기하는 게 아닌 이상, 필연적으로 그것은 일원론적 유물론이나, 일원론적 관념론으로 귀결된다고 하였다.[3]

오늘날 모든 이원론은 물질과 정신에 관한 관념론적, 형이상학적 전제를 지니고 전개되고 있다는 점에서, 모든 이원론은 관념론적 세계관이 지니는 특수한 한 형태에 지나지 않는다.

이원론 철학

대부분의 이원론 철학은 본질적으로 일원론적이라는 점에서 상대적 이원론이다. 가령, 소크라테스·플라톤은 질료를 누군가에 의해 창조된 것도, 산출된 것도 아닌 본래 존재해왔던 것[4]으로 간주하지만, 철학 주제에서 지엽적인 것으로 취급하며, 선(善)의 이데아만을 우월한[5]·참된 실재로 간주한다는 점에서 일원론적 관념론의 성격을 짙게 갖고 있다.

아낙사고라스는 다원소설(多元素說)로 대표되는 다원론을 전개하였는데, 최종적으로는 이성(nous)과 감각적인 것을 이원론적으로 구분하는 종자설(種子說)에 귀착하게 되었다. 아낙사고라스의 이와 같은 존재론은 소크라테스의 존재론 성립에 영향을 주었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존재하는 대표적인 이원론 철학자 및 철학 유파 목록은 다음과 같다:

철학자 또는 철학 유파 철학적 당파성 기본 규정
아낙사고라스 이성(nous) 감각적인 것
소크라테스 객관적 관념론 원상(idea) 질료 또는 현상자(eikona)
플라톤 객관적 관념론 원상(idea) 질료 또는 현상자(eikona)
아리스토텔레스 형식(eidos) 질료
J. 로크[6] 감각적 인상(印象) 감각적 대상
R. 데카르트 정신 물질
C. 볼프 주관적 관념론 형식논리자 질료
I. 칸트 주관적 관념론 주관에 내재한 관념적 상(象) 물자체[7]

이원론에 대한 잘못된 견해

조로아스터교, 영지주의 등 수많은 종교적 세계관에서 선과 악의 대립, 천국과 지옥 간의 대립, 신과 악마 간 대립 등을 말한다. 일부 견해는 이와 같은 류의 종교적 세계관을 이원론으로 분류하지만, 두 개념 사이의 대립과 투쟁은 이원론의 조건이 아니다.

그리스도교는 신과 악마의 대립, 선악 대립 등을 말한다. 그러나, 그것은 두 개념이 서로 분리되어 있으며, 완전히 서로에 대해 독립적이라는 뜻이 아니다. 중세 스콜라 철학의 발달은 이를 더욱 분명하게 보여주었는데, 그리스도교 세계관에서 만물은 신의 피조물로 이해된다. 그리스도교에서 악은 선의 결여를 의미할 뿐이다. 악은 인간에 생겨나는 것이자, 인간이 본래적으로 내재한 속성으로 간주되는데, 이러한 악 역시 신의 섭리에 의한 객관적인 것으로 취급된다. 즉, 선과 악은 각각 분리된 실체가 아니라는 점에서 그리스도교는 일원론이다.

이원론의 필요조건은 독립된 두 기본 규정의 존재이다. 두 기본 규정은 서로 영향을 주지 않아야 하며, 폐쇄된 각자의 매개 체계를 형성하여야 한다.

참고 문헌

  • 한국 철학사상연구회 편 (1989), ≪철학대사전≫, 동녘.

같이 보기

각주

  1. 《철학대사전》, pp. 1039-1040.
  2. 위와 같은 문헌, p. 1039.
  3. 위와 같은 문헌, p. 1040.
  4. 두 철학자에게서 질료는 관념적 존재와 연관을 이루는 것으로 취급되지도 않는다. 그들은 질료에 관해, 이데아에 대해서 그 독립성을 확보한 채 기계적으로 결합되는 것으로 말한다.
  5. 그와 반대로, 플라톤의 대화편에서 질료(hyle)는 '어두운 존재', '비천한 존재', '더러운 존재' 등으로 일컬어지며, '과하면 신을 모독하는 존재' 등으로 묘사된다.
  6. 레닌은 로크에게 유물론적 성격과 관념론적 성격이 혼재되어 있다고 언급하였다. 로크의 학설에서 감각적 대상의 일차성은 매우 모호하게 표현되어 있다.
  7. 칸트는 수많은 저서와 논문에서 물자체에 대한 여러 가지 모순되는 규정을 가하고 있다. 칸트의 물자체 개념은 후대 학자들에 의한 심대한 논쟁을 촉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