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원론
일원론(한자: 一元論, 라틴어: Monism)은 단일성을 갖춘 하나의 동일자만을 실체 또는 기본 규정이라고 간주하는 모든 사조를 말한다.
개요
‘monism’은 C. 볼프가 그의 저서 《논리학》에서 고안해낸 용어이다.[1]
일원론은 고대의 종교에서부터 존재했던 견해이며, 수많은 관념론 철학, 유물론 철학이 견지했던 세계관이다.
세계는 필연적으로 그 유종(類種)의 문제를 고민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실체 및 기본 규정의 성질에 관한 사조는 세계관의 성립에서 매우 중요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삼라만상의 실체를 단일신으로 간주하면, 그것은 유일신론이 되며, 자연법칙을 포괄하는 절대이념으로 간주하면 그것은 범신론적 일원론이 될 것이다. 기본 규정을 물질, 또는 물질적 존재로 간주하면 그것은 유물론적 일원론이다.
결과적으로 일원론은 다음 두 가지 요소의 통일로 정의할 수 있다:
- 만유(萬有)의 기본 규정 및 실체를 단일성을 갖춘 하나의 성질을 갖는 유일 개념 및 존재로 간주
- 형식 관계에서 다양한 것을 인정하되, 근거 관계에서 그것들을 하나의 것으로 통일하여 이해
일원론은 E. H. 헤켈이 사용한 바와 같이, 세계의 ‘우주적 통일성’으로부터 세계의 통일성을 도출해 내는 ‘자연과학적-유물론적 이론’을 뜻하기도 한다.[2]
일원론의 세 구성물
일원론은 세계관 문제에서 세 구성물로 이루어져 있다.
첫 번째는 선차성(priority)의 측면[3]이다. 선차성의 측면이란 삼라만상의 원인자에 관한 것으로, 원(元)은 논리적인 범주에서 그 최종 원인자를 뜻한다. 이와 같은 기본 규정을 인정하지 않으면 일원론자라 할 수 없다.
두 번째는 실존(existence)의 측면[4]이다. 실존의 측면은 최종 원인자가 실재성 여부에 관한 구성 내용으로, 원(元)의 존재를 부정하면 일원론자라 할 수 없다.
세 번째는 소재(substance)의 측면[5]이다. 소재적 측면이란 단일성을 갖춘 최종적인 개념, 존재가 무엇이냐에 관한 구성 내용으로, 그것을 신, 절대정신, 인식주관으로 간주하면 관념론적 세계관이 되고, 그것을 물질로 간주하면 유물론적 세계관이다. 일원론은 필연적으로 기본 규정의 소재적 측면을 다룰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은 소재적 측면을 다루지 않을 경우 일원론자라 할 수 없다.
일원론 철학
과거부터 현재까지 존재하는 대표적인 일원론 철학자 및 철학 유파 목록은 다음과 같다:
철학자 또는 철학 유파 | 철학적 당파성 | 기본 규정 |
---|---|---|
관중 | 자연발생적 유물론 | 물 |
탈레스 | 자연발생적 유물론 | 물[6] |
아낙시만드로스 | 자연발생적 유물론 | 무한자(apeiron)[7] |
아낙시메네스 | 자연발생적 유물론 | 공기 |
피타고라스 | 객관적 관념론 | 수(數) |
헤라클레이토스 | 자연발생적 유물론 | 불로 상징되는 변화 |
크세노파네스 | 객관적 관념론 | 형체 없는 신적 존재 |
파르메니데스 | 객관적 관념론 | 더이상 나누어질 수 없는 구(球) |
엘레아의 제논 | 객관적 관념론 | 더이상 나누어질 수 없는 구(球) |
크로톤의 알크마이온 | 자연발생적 유물론 | 원질(arkhe) |
스토아 학파 | 형이상학적 유물론 | 세계 이치(logos)로 표현되는 자연 |
신피타고라스 학파 | 객관적 관념론 | 일자(to hen) |
신플라톤 학파 | 객관적 관념론 | 일자(to hen) |
주자학대다수 | 객관적 관념론 | 리(理) |
양명학 | 주관적 관념론 | 심(心) |
스콜라 학파대다수[8] | 객관적 관념론 | 순수형식으로 일컬어지는 신 |
N. 쿠자누스 | ? | 동일성과 구별성 간 교호작용 |
파라켈수스 | 형이상학적 유물론 | 무한자(apeiron) |
G. 브루노 | 형이상학적 유물론 | 무한자(apeiron) |
T. 홉스 | 기계적 유물론 | 물질 |
B. 스피노자 | 형이상학적 유물론 | 신으로 표현되는 자연 |
프랑스 유물론 학파[9] | 기계적 유물론 | 물질 |
영국 관념론 학파[10] | 주관적 관념론 | 주관에 내재한 관념적 상(象) |
최한기 | 기계적 유물론 | 기(氣) |
J. G. 피히테 | 주관적 관념론 | 자아와 비아 간 투쟁에 의한 표상 |
G. W. F. 헤겔 | 객관적 관념론 | 절대정신 |
F. W. J. 셸링 | 객관적 관념론 | 절대적 동일자 |
L. 포이어바흐 | 인간학적 유물론 | 물질 |
마르크스주의 | 변증법적 유물론 | 물질 |
실증주의대다수 | 주관적 관념론 | 주관에 내재한 관념적 상(象) |
생리학주의[11] | 기계적 유물론 | 물질 |
신칸트주의대다수 | 주관적 관념론 | 주관에 내재한 관념적 상(象) |
신토마스주의 | 객관적 관념론 | 순수형식으로 일컬어지는 신 |
참고 문헌
- R. G. 콜링우드 저, 유원기 역 (2014), ≪자연이라는 개념≫, 이제이북스.
- 한국 철학사상연구회 편 (1989), ≪철학대사전≫, 동녘.
같이 보기
각주
- ↑ "monism", Columbia Electronic Encyclopedia, 6th Edition. Retrieved 29 October 2014.
- ↑ ≪철학대사전≫, 동녘, p. 1093.
- ↑ Brugger, Walter (ed) (1972), Diccionario de Filosofía, Barcelona: Herder, art. dualismo, monismo, pluralismo
- ↑ Strawson, G. (2014 in press): "Nietzsche's metaphysics?". In: Dries, M. & Kail, P. (eds): "Nietzsche on Mind and Nature". Oxford University Press. PDF of draft
- ↑ Cross, F.L.; Livingstone, E.A. (1974), The Oxford Dictionary of the Christian Church, OUP, art. monism
- ↑ 탈레스는 모든 것을 통일하고 산출하는 매개자로서 물을 만유의 근원이라 하였다.
- ↑ 세계를 산출하는 자기 원인자로, 자신의 근거를 자신에 두는 부동(不動)의 동(動)자이다. 무한자는 세계를 무한히 산출하지만, 내적으로는 양적 제한성을 갖고 있는데, 산출에 필요한 모종의 양을 산출되어 시초로 돌아온 잔류물에서 얻는다고 한다. 무한자는 운동이 무한하다는 것으로부터 질과 양을 도출해내지 못 했다는 점에서 형이상학적인 개념이지만, 시원을 감각적으로 추상된 형식 개념이 아니라, 지성적으로 추상된 형식 개념으로 설명하려고 했다는 점에서는 철학사적 발전의 예라고 할 수 있다.
- ↑ 스콜라 학파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질료형상설을 교조로 삼았다는 점에서, 이원론적 성격을 갖고 있다.
- ↑ P. 가상디, J. J. 라메트리, C. 엘베시우스, P. H. D. 홀바흐 등
- ↑ G. 버클리, D. 하틀리, D. 흄, J. 벤담, J. 밀 등
- ↑ C. 포크트, J. 몰레쇼트, K. G. 뷔히너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