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정부주의냐 사회주의냐/유물론적 이론 (1): 두 판 사이의 차이
새 문서: {{책자 |번호 = 4 |배경색 = #CD0000 |글씨색 = #FFFFFF |제목 = 무정부주의냐, 사회주의냐? |장 이름 = 1. 유물론적 이론 (1) |이전 장 = 무정부주의냐 사회주의냐/변증법적 방법(3) |다음 장 = 무정부주의냐 사회주의냐/유물론적 이론 (2) |내용 = {{인용문|인간의 의식이 그들의 존재를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인간의 사회적 존재가 그들의 의식을 규정한다.|칼 맑스}} 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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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하여 자연의 발전사는 소위 관념론을 근본적으로 뒤집어엎고 있다. | 이리하여 자연의 발전사는 소위 관념론을 근본적으로 뒤집어엎고 있다. | ||
인류 사회의 발전사에 대해서도 역시 동일하게 말해야 할 것이다. | |||
역사가 보여 주는 바와 같이 만일 시대에 따라 사람들의 사상과 욕망이 달랐다면 그 원인은 시대에 따라 사람들이 자기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자연과 투쟁하는 방법이 달랐으며 또 이에 따라 그들의 경제적 관계가 달랐다는 데 있다. | |||
사람들이 원시공산주의적 원칙에서 공동으로 자연과 투쟁하는 때가 있었다. 그때에는 그들의 소유도 공산주의적이었고 따라서 당시 그들은 “내 것”과 “네 것”을 거의 구별하지 못하였다. 그들의 의식은 공산주의적이었다. 그러나 생산에서 “내 것”과 “네 것”의 구별이 나타난 그러한 시기가 닥쳐왔다. ― 그때에는 소유도 사적, 개인적 성격을 띠게 되었으며 따라서 사람들의 의식에는 개인 소유욕이 나타나게 되었다. 생산이 다시 사회적 성격을 띠게 되고 따라서 소유도 멀지 않아 사회적 성격을 띠며 따라서 사람들의 의식도 차차 사회주의로 물들게 될 시대, 즉 현대가 닥쳐왔다. | |||
간단한 실례를 들어보자. 조그마한 구둣방을 가진 제화공이 있다고 하자. 그는 큰 기업주들과의 경쟁을 이겨내지 못하여 구둣방을 닫고 찌플리스의 아젤하노브 제화공장에 고용되었다고 하자. 그가 아젤하노브 공장으로 들어간 것은 영영 임금노동자로 되려고 한 것이 아니라 돈을 모아 밑천을 만들어 가지고 자기의 구둣방을 다시 꾸려 보자고 한 것이었다. 보다시피 이 제화공의 처지는 '''이미''' 프롤레타리아적이지만 그의 의식은 '''아직''' 프롤레타리아적인 것이 아니라 완전히 소부르주아적이다. 달리 말하면 이 제화공의 소부르주아적 처지는 '''이미''' 사라지고 더는 볼 수 없게 되었지만 그의 소부르주아적 의식은 '''아직''' 없어지지 않았다. 그것은 그의 실제 처지보다 뒤떨어져 있다. | |||
이 사회생활 분야에서도 처음에는 외부 조건 즉 사람들의 처지가 변한 다음에야 그에 따라 그들의 의식이 변한다는 것이 명백하다. | |||
그러면 우리의 제화공을 다시 보기로 하자.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바와 같이 그는 돈을 모아 가지고 자기의 구둣방을 다시 꾸릴 작정이었다. 노동자가 된 제화공은 일을 계속하면서 임금을 가지고는 먹고살기조차 힘들었기 때문에 돈을 모으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뿐만 아니라 그는 개인 구둣방을 여는 것이 그처럼 마음을 끄는 일이 아니라는 것도 깨닫게 된다. 그는 가게 임대료요, 손님들의 변덕스러움이요, 자금 부족이요, 큰 기업주들과의 경쟁이요 하는 각가지 걱정거리가 개인 제화공을 얼마나 괴롭히고 있는가를 알게 된다. 그런데 노동자는 이런 걱정을 비교적 덜하게 된다. 손님이나 가게 임대료 때문에 불안해 할 것도 없다. 그는 아침이면 공장에 가고 저녁이면 “조용히” 집으로 돌아오며 토요일이면 역시 조용히 호주머니에 “봉급”을 받아 넣는다. 여기서 처음으로 우리 제화공의 소부르주아적 공상의 날개가 떨어져 나가며 여기서 처음으로 그의 심중에 프롤레타리아적 지향이 싹트기 시작한다. | |||
날이 감에 따라 우리 제화공은 그가 받은 돈으로는 최저 생활도 할 수 없으며 임금을 높이는 것이 그에게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와 동시에 그는 자기 동료들이 노조니 파업이니 하고 말하는 것을 듣게 된다. 여기에서 비로소 우리 제화공은 자기의 처지를 개선하려면 자기의 구둣방을 꾸릴 것이 아니라 주인과 싸워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리하여 그는 노조에 가입하여 파업운동에 참가하며 또 얼마 후에는 사회주의 사상에 공명하게 된다. … | |||
이와 같이 제화공의 물질적 처지가 변한 후에 '''결국''' 그의 의식도 변하였다. 즉 처음에는 그의 물질적 처지가 변하였고 그 후 얼마간 지나서 그것에 상응하게 그의 의식이 변화하였다. | |||
계급이나 사회 전체에 대해서도 역시 그렇게 말하여야 할 것이다. | |||
사회생활에서도 역시 처음에는 외적 조건 즉 물질적 조건이 변하고 그 후 이에 상응하게 사람들의 사유, 그들의 풍습, 그들의 습관, 그들의 세계관이 변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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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무정부주의냐 사회주의냐]] | [[분류:무정부주의냐 사회주의냐]] |
2023년 3월 14일 (화) 09:34 판
무정부주의냐, 사회주의냐? | ||||||||
◀ | 1. 유물론적 이론 (1) | ▶ | ||||||
역사가 보여 주는 바와 같이 만일 시대에 따라 사람들의 사상과 욕망이 달랐다면 그 원인은 시대에 따라 사람들이 자기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자연과 투쟁하는 방법이 달랐으며 또 이에 따라 그들의 경제적 관계가 달랐다는 데 있다. 사람들이 원시공산주의적 원칙에서 공동으로 자연과 투쟁하는 때가 있었다. 그때에는 그들의 소유도 공산주의적이었고 따라서 당시 그들은 “내 것”과 “네 것”을 거의 구별하지 못하였다. 그들의 의식은 공산주의적이었다. 그러나 생산에서 “내 것”과 “네 것”의 구별이 나타난 그러한 시기가 닥쳐왔다. ― 그때에는 소유도 사적, 개인적 성격을 띠게 되었으며 따라서 사람들의 의식에는 개인 소유욕이 나타나게 되었다. 생산이 다시 사회적 성격을 띠게 되고 따라서 소유도 멀지 않아 사회적 성격을 띠며 따라서 사람들의 의식도 차차 사회주의로 물들게 될 시대, 즉 현대가 닥쳐왔다. 간단한 실례를 들어보자. 조그마한 구둣방을 가진 제화공이 있다고 하자. 그는 큰 기업주들과의 경쟁을 이겨내지 못하여 구둣방을 닫고 찌플리스의 아젤하노브 제화공장에 고용되었다고 하자. 그가 아젤하노브 공장으로 들어간 것은 영영 임금노동자로 되려고 한 것이 아니라 돈을 모아 밑천을 만들어 가지고 자기의 구둣방을 다시 꾸려 보자고 한 것이었다. 보다시피 이 제화공의 처지는 이미 프롤레타리아적이지만 그의 의식은 아직 프롤레타리아적인 것이 아니라 완전히 소부르주아적이다. 달리 말하면 이 제화공의 소부르주아적 처지는 이미 사라지고 더는 볼 수 없게 되었지만 그의 소부르주아적 의식은 아직 없어지지 않았다. 그것은 그의 실제 처지보다 뒤떨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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