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적 정치파업
저자: 로자 룩셈부르크
주제: 파업, 사회민주당(독일)
발표시기: 1913년 7월 22일
출처: https://www.marxists.org/archive/luxemburg/1913/07/22.htm (1차) / https://m.dcinside.com/board/kpd/31454 (2차, ELAS)
저자: 로자 룩셈부르크
First Spoken: July 22, 1913 to the Fourth Berlin constituency.
First Published: Vorwärts, July 24, 1913.
Source: Rosa Luxemburg: Selected Political Writings, edited and introduced by Robert Looker.
Translated: (from the German) W.D. Graf.
Transcription/Markup: Ted Crawford/Brian Baggins with special thanks to Robert Looker for help with permissions.
Copyright: Random House, 1972, ISBN/ISSN: 0224005960. Printed with the permission of Random House. Luxemburg Internet Archive (marxists.org) 2004.
독일에서 대중적 정치파업 문제는 러시아 프롤레타리아트한테 승리와 패배 둘 다 안겨준 1905년 러시아대혁명의 거대한 위압 하에서 일찍이 의논됐습니다. 예나(Jena) 당 대회(1905.9) 결의안은 이러한 논의의 산물이었습니다. 해당 결의안은 대중적 정치파업이 독일에서도 프롤레타리아트의 무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선언했습니다. 사안에 대한 격론이 침잠해진 시기가 있었습니다. 1910년에 이르자, 대중적 정치파업과 관련하여 한층 더 열띈 논의가 우리측의 프로이센 내 참정권 보장운동과 연계되어 전개됐습니다. 대중파업론이 당료들의 실질적 흥미를 자아내는 것처럼 보일 때, 의제 전반이 한 줌 뿐인 대중파업론 지지자들에 의해 제기됐다는 사실을 아무도 예상치 못했을 겁니다. 대중파업은 경제적 상황에 기반합니다. 이와 같은 논의는 당이 대약진할 필요를 느낄 때, 의제 전반을 소수 이상론자들의 허풍으로 치부하는 반대자들이랑 우리가 함께할 수 없다는 사실을 당료들이 절감할 때 새싹을 피웠습니다.
이러한 논의는 언제, 어떻게 시작됐습니까? 빌메르스도르프(Wilmersdorf) 회의에서요? <전진>지만 읽은 이들을 감안할 여지가 있다고 한들 사실이 아닙니다. 프랑크 동지가 빌메르스도르프 회의에서 대중적 정치파업 관련 논의를 촉진시킨 바가 공인된 사실마냥 알려져 있습니다. 전국 각지의 당료들은 베를린에서 대중파업이 논의되기 오래 전부터 의제에 관심을 기울였습니다. 만일 군중들의 1차적 세력투사가 지금 세 번째로 대중적 정치파업에 향해있다면 필히 이를 환영하고, 계급투쟁에 있어 가장 유용한 방법론 실천이 불가피한 현상임을 인식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대중파업 문제를 모든 면에서 검토해야 할 이유입니다. 문제는 정립되기엔 아직 갈 길이 멉니다. 대중들이 새로운 투쟁 형태에 친숙해지도록 하려면 의제는 심도있게 논의되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현안 숙고 시 당내 의결에 우호적인 대중파업론 열성 지지자들이 노동조합총위원회와 함께 대중파업을 준비하기 위해 당 간부진의 권한을 강화시키고 있다는 사실을 묵도합니다. 저들은 또한 대중파업을 위해 당이 노동자 교육에 착수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저들은 한 술 더떠 벨기에의 방식을 따라 대중파업을 준비하자고 권고합니다. 이상이 특정 계파에 의해 제시된 요구입니다. 다른 계파는 '대중파업론과의 제휴'에 매서운 반감을 촉수반사적으로 표출합니다. 저들은 독일 내에서 우리가 대중파업을 마저 준비하지 않았기에, 이러한 발상이 매우 위험하다고 말합니다. 저들의 주장이 지속적으로 관철될 시 당은 수십년간 구제불능의 패배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입니다.
대중파업론의 지지자들은 광범위한 정치적 조류에 속합니다. 대중파업을 의제로 들고나온 프랑크 동지는 정치적 기회주의 계열을 대표합니다. 바덴에서 그는 국가자유당과의 대연정 구성을 옹호합니다. 그의 방침은 지극히 단순합니다. 혹자는 정치꾼스러운 모든 방법과 더불어 위선 그 자체인 정치를 추구하고, 부르주아 정당들과 제휴하거나 좌익대연정을 구성합니다. 헌데, 이러한 방침이 늘 그렇듯 프롤레타리아트 대의를 한 발짝 앞당기는 데에 실패하면! 노동자들은 거리로 나와 대중파업을 개시합니다. 프랑크의 선언은 대중파업을 어떻게 준비하면 안되는지에 대한 완벽한 예시입니다.
대중파업은 의회내 협잡꾼들의 정책 방침이 붕괴되면 언제든지 개시할 수 있는 무언가가 아닙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대중파업이란 논점 일탈에 지나지 않습니다. 대중 차원의 파업을 단숨에 끝낼 수 있다고 믿는 야바위 정치꾼들은 오류에 빠져 있습니다. 대중파업은 오로지 역사적 선(先) 조건이 함께할 때에야 일어날 수 있습니다. 대중파업은 상명하복으로서 이뤄질 수 없습니다. 대중파업은 당이 우리를 곤경으로부터 단박에 구출시키려고 정당정치에 매달리면 언제든지 일으킬 수 있는 인위적 방법론이 아닙니다. 계급투쟁이 극도로 선명해지고 의회적 수단이 더 이상 프롤레타리아트 대의에 발맞추지 못할 정도로 정치적 상황이 매우 악화될 때 대중파업은 급속도로 절실해지며, 무조건적인 승리를 부르지 않더라도 프롤레타리아트 대의에 있어 지극히 유용합니다. 오로지 부르주아 정당들과 협력에 대한 희망을 더이상 품기 어려울만큼 사태가 극단으로 치닫을 때에야 프롤레타리아트는 대중파업 성공을 위한 추진력을 얻게 됩니다. 대중파업은 따라서 의회주의 중시 방침과 합치되지 않습니다.
벨기에식 노동운동은 대중파업 문제에 관한 지식의 보고입니다. 대중파업으로 복수투표제를 폐지시키고 나서 우리의 벨기에 동지들은 의회에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이는 대중파업이 연기됐음을 뜻했습니다. 프롤레타리아적인 모든 행동은 보통참정권 쟁취를 목적으로 부르주아 좌파와 연계하기 위한 계획의 부분으로서 지연됐습니다. 그러나 1912년 선거는 자유주의 진영의 총체적 붕괴를 선사했고, 반동 진영으로 잔여 세력이 이탈했습니다. 분노의 폭풍이 급기야 몰아쳤습니다. 대중파업 문제는 선거 직후 다시 한번 이슈로 떠올랐습니다. 그러나 자유주의자들에게 협조했던 벨기에 사회민주주의 지도자들은 대중파업을 추후에 준비하기로 약조함으로써 군중들을 달래고자 했습니다. 대중파업의 체계적 지연이 잇따랐습니다. 즉각적인 파업 촉발은커녕 준비기간을 한 달 이내로 책정한다는 새로운 전략이 입안됐습니다. 대중들은 9달간 인내 끝에 더 이상 주체할 수 없었습니다. 파업은 마침내 발발했고, 10일 동안 경탄할만한 규율과 함께 이뤄졌습니다. 파업은 아무런 성과도 반영치 않은, 환상에 불과했던 첫 번째 타협안 성사에 따라 중단됐습니다. 벨기에 동지들은 일말의 승리감조차 느끼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따라서 대연정 방침과 연계된 대중파업이 그저 걸림돌에 지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식합니다. 프로이센에서 대중파업을 개시하는 와중 독일 남부에서 대연정을 꾸리자는 어떠한 권고도 우리는 배격합니다.
우리가 타국 프롤레타리아트에 비해 미숙한 연유로 독일에서 대중파업 선전을 위해 조급하게 행동했으리란 소문이 나돕니다. 독일에서 우리는 가장 강력한 조직을, 매우 풍부한 재정을, 가장 큰 프롤레타리아트 계급정당을 보유할진데, 국제 노동계급 사이에서 성숙하지 않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세적 우위에 불구하고 우리 조직이 프롤레타리아트 중에서 소수일 뿐이라는 주장이 떠돕니다. 놓치지 말아야 할 적기임에도 말입니다. 이러한 경향에 따르면 남녀노소가 한평생 지역조직에 헌신할 때에야 당이 성숙해질 텁니다. 우리가 중대행동을 촉발시킬 때면 저들이 조직노동자 뿐만 아니라 미조직 군중들도 언제든지 쓸어내리란 사실을 염두합니다. 프롤레타리아트의 퇴보란 우리가 오로지 조직노동자만을 고려할 때에야 나타날 터!
벨기에에서 10일 총파업 기간동안 파업 참가자 3분의 2는 미조직 상태였습니다. 조직화 작업이 물론 중요하지 않다고 결론지어선 안 될 것입니다. 조직의 힘은 미조직 군중을 적기에 행동대오로 어떻게 끌어들이느냐에 따라 좌우됩니다. 이러한 상황 활용 능력은 당과 노동조합 조직의 대폭성장을 견인하는 방편입니다. 인원 충력이 광범위하면서 진취적인 정책에 기반해있지 않다면 조직은 홀연듯 몰락하고야 말 것입니다. 당과 노동조합의 역사는 우리 조직이 공세에만 천착한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미조직 군중도 함께하는데 말입니다. 행동에 따른 필수적 조건을 꺼리면서 앞만 바라보는 조직 유형은 폭풍우를 견뎌낼 수 없습니다. 모든 사항은 명백해져야 하며, 조직 노동자들과 미조직 군중들을 무 자르듯 구분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당내 중진들이 노동조합총위원회와 더불어 중대사를 기획해야 한다는 권고가 들어올 시, 대중파업이 성사될 수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해야 할 것입니다. 다만 우리는 독일 내에서 대중파업이 불가피한 상황에 직면해있다는 사실을 인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는 육군확대법 통과로서 제국주의의 또다른 승리를 단지 지켜볼 뿐이었습니다. 수많은 동지들이 자유주의자들과 협력에 기댔지만, 우리는 이들이 제국주의의 시녀임을 압니다. 사회민주당이 논란을 덮기 위해 재산세 도입을 지지했다고 하면, 이는 청-흑 동맹을 무너뜨리기 위해 진보인민당 및 국가자유당과 연계할 의도에 다름 아닙니다. 그러나 자유주의자들은 청-흑 동맹과 함께 우리의 기대를 저버렸고, 재산세 도입을 가로막았습니다. 최근 우리 당의 은폐용 법안은 당내 공론장과 국외 사회민주주의 매체들로부터 강한 반감을 자아냈습니다. 당 대회에서 우리는 이러한 주제를 놓고 가열찬 논쟁을 전개할 예정입니다.
육군확대법 발의에 있어 제국주의의 승리는 우리가 자유주의자들한테 더이상 기댈 수 없다는 뼈아픈 교훈을 다시 한번 일깨웠습니다. 사회민주당 의원들이 청-흑 동맹에 맞서 자유주의자들과 제휴 가능하다는 환상에 매달렸고, 치명적 실수로 귀결됐음은 사실입니다. 제국주의의 이러한 승리는 계급투쟁 심화를 향한 첫 발걸음이었습니다. 대중 스스로가 행동에 왜 나서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계급투쟁은 대중적 파업이 독일 내에서 의제로서 제 구실을 다할 때 심화됩니다. 미시적인 방법론에 천착하는 대신 대중파업에 있어 우리 측의 방침이 현 상황에 부응하게끔 최대한 여건을 형성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 당의 최근 기조는 1912년 제국의회 선거 승리로부터 비롯됩니다. <전진>지에 실린 카우츠키의 기사는 이전에 없던 새로운 유형의 자유주의가 출현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카우츠키의 말은 결선투표를 맞아 제시된 중도적 슬로건 하에서라면 납득할 여지가 있었지만, 재앙적 환상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중용이란 수용 불가능한 기조입니다. 우리는 중용의 결과 자유주의에 막연한 희망을 품었고, 급기야는 사회민주주의자가 제국의회 의장으로 지명될 가능성에 열광찬 희망을 보냈습니다. 이러한 모든 희망은 산산조각났고, 저들은 우리측의 방침과 전략이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우리는 현재 피의 차르의 베를린 궁전 방문과 환희에 찬 축전의 도가니를 묵도합니다. 이러한 기회는 일종의 공화주의적 행동을 촉발시키는 데에 쓰여야 합니다. 피의 차르가 방문할 때 비좁은 창구로 움츠리기 용이하게끔 하려고 사회민주당원 4백만 명을 거느린답니까? 우리가 만에 하나 시위를 조직했다면 얼마나 많은 지지자들을 끌어모을 수 있었겠습니까!
다가오는 중대사에 부응하여 가치를 스스로 증명하고 싶거든, 우리는 인위적 준비기간을 마련하여 대중파업을 바람직하지 못한 방향으로 개시해선 안 될 것입니다. 대중파업은 상황이 무르익을 때 자발적으로 전개됩니다. 대중적 파업을 적기에 지지한다는 관념에 얽매이지 맙시다. 진정 필요한 작업은 여러분에게 유용한 도구임을 각인시키기 위해 당 기관지를 들여다보고, 의견과 감정을 표출하는 것입니다. 육군확대법 안건처럼 손해가 큰 정책 입안을 저지하려면 대중들에 의해 떠밀려진다고 생각하는 당내 의회주의자들도 주시해야 합니다. 상부로부터 지령 하달을 기다리기보단 파업향방을 자발적으로 거머쥐기 위해 조직을 갈고 닦읍시다. 집회 분담금 및 대표제 재조직화처럼 미시적인 쟁점에 매몰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조직을 단련합시다. 단, 의회와 국정 전반에 관한 당의 기조에 무엇보다도 신경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당내 방침은 대중들이 정론(faits accomplis)에 반(反)하는 방식으로 짜여져선 안됩니다. 여러분은 언론이 인민의 사고 속에서 어둠을 단칼에 잘라낼 정교한 무기임을 인식해야 합니다. 사회민주당이라는 배를 앞으로 이끌고 싶거든 대중들 스스로 경청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미래를 자신있게 마주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역사는 제 역할을 다할 것입니다. 여러분들도 행동으로써 보여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