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닌주의의 기초/전략과 전술(3)

좌파도서관


레닌주의의 기초
VII. 전략과 전술
5절 ~ 6절

5) 전술적 지도


전술적 지도는 전략적 지도의 일부분으로 전략적 지도의 임무와 요구에 종속된다. 전술적 지도의 임무는 프롤레타리아 투쟁과 조직의 모든 형태를 파악하여 그 투쟁과 조직의 모든 형태의 올바른 이용을 보장하는 것이다. 이는 해당 세력관계에서 전략적 성공을 준비하는데 필요한 결과들을 최대한 얻기 위함이다.


프롤레타리아 투쟁과 조직의 형태의 올바른 이용은 어떻게 하는 것인가?


그것은 몇 가지 필수적 조건의 실행인데 그 주요 조건은 다음과 같다.


첫째. 당면 전선에 정확한 투쟁형태와 조직형태를 제출하는 것이다. 이것은 운동의 주어진 고조 또는 퇴조의 조건에 가장 알맞아야 한다. 그래야 대중을 혁명적 진지로 이끌고 수백만 대중을 혁명전선으로 이끌며, 그들이 혁명대열에 서는 것을 촉진하고 보장한다.


문제는 전위가 낡은 질서는 유지될 수 없으며 불가피하게 전복된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 아니다. 문제는 대중이, 수백만 대중이 이 불가피성을 이해해야하고 전위를 지지할 각오를 드러내야하는데 있다. 그런데 대중은 다만 자신의 경험을 통해서만 이해할 수 있다. 광범위한 대중이 자신의 경험으로부터 구체제 전복의 불가피성을 깨닫게 하며, 대중이 경험으로부터 혁명적 구호의 정당성을 쉽게 이해하게 해줄 투쟁의 방법과 조직의 형태를 제출하는 것, 이것이 전술지도의 임무이다.


만일 당이 제때에 두마에 참가하기로 결정하지 않았다면, 만일 당이 두마 내 활동에 역량을 집중하고 그 활동의 기반위에서 대중 자신이 두마가 쓸모없다는 것, 카데트의 약속이 거짓이라는 것, 짜리즘과의 타협은 가능하지 않다는 것, 농민과 노동계급간의 동맹이 불가피하다는 것 등을 경험을 통하여 쉽게 깨닫도록 하는 투쟁을 결정하지 않았다면 전위는 노동계급과 분리되었을 것이며 노동계급은 대중과의 연계를 상실했을 것이다.


“소환주의자”[1] 전술의 위험성은 전위를 수백만 예비군과 분리시키는 데 있다.


만일 프롤레타리아트가 1917년 4월에 봉기하라고 호소한 “좌익”공산주의자들을 따라갔다면 당은 노동계급과 분리되고 노동계급은 농민과 병사의 광범위한 대중 속에서 가지고 있던 영향력을 상실했을 것이다. 이때는 아직 멘쉐비끼와 사회혁명당이 전쟁과 제국주의의 옹호자라는 정체가 완전히 폭로되지 않았고, 대중이 멘셰비키와 사회혁명당이 떠드는 평화와 토지, 자유가 거짓임을 스스로의 경험을 통해서 아직 깨닫지 못했었다. 대중이 케렌스키 집권시기를 경험하지 못했다면 멘셰비키와 사회혁명당은 고립되지 않았을 것이며 프롤레타리아독재는 불가능하였을 것이다. 그러므로 소부르주아당의 오류를 “끈기 있게 설명하며” 소비에트 내에서 공개적으로 투쟁하는 전술이 유일하게 올바른 전술이었다.


“좌익”공산주의자들의 전술은 당을 프롤레타리아혁명의 지도자에서 기반을 상실한 보잘 것 없는 소수 음모가로 전락시킬 위험성이 있었다.


레닌은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전위만으로는 승리할 수 없다. 아직 전계급이, 그리고 광범위한 대중이 전위를 직접 지지하거나 적어도 전위에 대해 우호적 중립을 취하기 전에 전위만을 결정적 전투에 내모는 것은 어리석은 짓일 뿐 아니라 범죄 행위이다. 그런데 광범위한 근로인민대중과 자본에 의해 억압받는 모든 계급이 이러한 태도를 실제적으로 갖기 위해서는 선전 선동만으로는 부족하다. 대중 자신의 정치적 경험이 필요하다. 이것은 모든 위대한 혁명의 기본 법칙으로 이제 러시아에서 뿐만 아니라 독일에서도 놀라운 힘으로 생생하게 확인되었다. 러시아의 교양 없고 대개가 무식한 대중뿐만 아니라 교양 있고 잘 교육받은 독일 대중들도 스스로의 정치적 경험이 필요하다. 결정적으로 공산주의로 돌아서기 위해서는 제2 인터내셔널의 기사들이 지배하는 정부의 극도의 무기력, 무정견, 무능력, 부르주아지에 대한 굴종과 비열성을 스스로 경험하는 것이 필요했다. 또 프롤레타리아 독재가 아니면 극단적 반동적 부르주아 독재(러시아에서 코르닐로프, 독일에서 카프 일파)뿐임을 스스로의 고통스런 경험을 통해 깨달아야만 했다.(제22권, p. 228을 보라)[2]


둘째. 일정한 매 시기에 여러 과정의 사슬 중에서 어느 한 고리를 움켜쥠으로써 사슬 전체를 지배할 수 있고 전략 달성으로 가기 위한 조건이 되는 특정 고리를 찾아내는 것이다.


문제는 당이 당면한 여러 임무 중에서 특정 임무 하나를 골라내는 것이다. 이 임무가 해결의 중심이 된다. 이 임무를 성취하면 다른 임무들을 성과적으로 해결하게 되는 그런 임무이다.


이 명제의 의의는 두 가지 실례로 설명할 수 있다. 하나는 오랜 과거(당 창건 시기)이며 다른 하나는 당면한 현재(NEP 시기)이다.


당 창건기는 무수한 서클과 조직이 서로 연결되어 있지 않았고 수공업적 방식과 서클주의가 당을 위에서 아래까지 좀먹고 있었다. 사상적 혼란이 당 내부 활동의 특징이었던 시대였다. 이 시기에는 전 러시아적 비합법 신문(이스크라)을 창간하는 것이 당 앞에 나선 여러 임무 중에서 중심 임무이며 일연의 사슬 중에서 중심 고리였다. 왜 그런가? 그것은 당시 조건에서는 전러시아 비합법 신문이라는 방법으로만 무수한 써클과 조직을 하나로 통일시켜 당의 핵심을 육성할 수 있고, 사상적 전술적 통일의 조건을 준비할 수 있으며, 그렇게 하여 진정한 당건설의 토대를 구축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전쟁에서 경제건설로 이행하는 시기는 공업은 붕괴상태에 있었고 농업은 도시의 공업제품의 부족으로 고통 받고 있었다. 사회주의 건설의 성공을 위한 기본조건으로 국영공업과 농업경제를 연결시켜야 할 시기였다. 이 시기의 여러 임무 중에서 가장 중요한 고리는 상업을 발전시키는 것이었다. 왜 그런가? 신 경제정책의 조건 하에서는 상업을 통하지 않고서는 공업을 농업경제와 연결시킬 수 없었기 때문이다. 판로가 없는 생산은 공업을 파멸시키기 때문에 상업을 발전시켜 판로를 확장함으로서만 공업은 발전할 수 있다. 오직 상업부문이 공고하게 된 후에만, 오직 상업에 대한 관리를 튼튼히 한 후에만, 즉 이 고리를 틀어쥐어야만 비로소 공업을 농업시장에 결합시켜 사회주의 경제 토대 건설의 조건을 조성하기 위한 여러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할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레닌은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일반적으로 혁명가나 사회주의 지지자 또는 공산주의자가 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사슬 전체를 틀어잡고 다음 고리로의 이행을 확고하게 준비하기 위해서는 전력을 다해 움켜잡아야 할 특정 고리를 매 순간마다 찾아낼 줄 알아야 한다. …

현재 … 이 고리는 적절한 국가 통제(지도)하에서 국내 상업을 활발하게 하는 것이다. 상업 一 이것은 역사적 사건의 연결사슬 중에서, 즉 1921-1922년의 사회주의건설의 과도기적 형태에서 ‘전력을 다해 움켜잡아야 할 고리’이다.”(제27권, p. 82을 보라)[3]


이상이 정확한 전술 지도를 확실히 하는 조건들이다.


6) 개량주의와 혁명주의


혁명적 전술은 개량주의적 전술과 어떻게 다른가?


어떤 사람들은 레닌주의는 개량을 반대하고 협조와 타협을 반대한다고 생각한다. 이는 전혀 옳지 않다. 볼셰비키는 어떤 의미에서 ‘모든 사소한 것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어떤 조건 하에서는 부분적으로 협조와 타협을 포함하는 개량이 필요하며 유용하다는 것을 어느 누구 못지 않게 잘 알고 있다.


레닌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국제 부르주아지를 타도하는 전쟁은 국가 간에 보통 일어나는 전쟁 중 가장 격렬한 전쟁보다도 백배나 더 어렵고 장구하고 복잡하다. 이런 전쟁을 수행함에 있어 책략쓰기를 거부하거나, 적들 내부의 모순(비록 일시적이라도)을 이용하지 않거나, 가능한 동맹자(비록 일시적이고 불안정하고 동요하며 조건적이라도)와 협조와 타협을 거부하는 것 一 이것이야 말로 참으로 바보 같은 짓이 아닌가? 이것은 아직 탐험되지 않고 지금까지 누구도 접근하지 못한 산을 오르면서 어떤 때는 우회도 하고 어떤 때는 되돌아가며 일단 선택한 코스를 버리고 다른 코스를 잡아보는 것을 미리부터 거부하는 것과 같지 않는가?(제25권, p. 210을 보라.)[4]


문제는 분명히 개량이나 협조와 타협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개량과 타협을 어떻게 운용하는가에 있다.


개량주의자에게는 개량이 전부이다. 혁명사업은 부차적이고 이야기 거리에 지나지 않으며 눈속임을 위한 것이다. 부르주아 지배 하에서 개량주의적 전술의 개량은 필연적으로 부르주아 지배를 강화시키는 도구, 혁명을 와해시키는 도구로 되고 만다.


반대로 혁명가에게 주요한 것은 혁명사업이지 개량이 아니다. 개량이란 혁명의 부산물이다. 부르주아 지배 하에서 혁명적 전술의 개량은 자연히 부르주아 지배를 와해시키는 도구, 혁명을 강화시키는 도구, 혁명운동을 더 한층 발전시키는 거점이 된다.


혁명가는 개량을 받아들인다. 합법적 사업과 비합법적 사업을 이어주는 연결고리로 이용하기 위해, 부르주아지를 타도하게끔 대중을 혁명적으로 훈련시키는 비합법활동의 엄폐물로 활용하기 위해 받아들인다.


여기에 제국주의 조건하에서 개량과 타협을 혁명적으로 활용하는 전술의 본질이 있다.


개량주의자들은 개량을 받아들인다. 혁명가와 반대로 모든 비합법활동을 포기하기 위해, 대중이 혁명적으로 훈련되는 것을 좌절시키기 위해 그리고 “베풀어진” 개량의 그늘 아래서 안식하기 위해 받아들인다.


여기에 개량주의적 전술의 본질이 있다.


이상이 제국주의 조건 하에서 개량과 타협에 대한 문제이다.


그러나 제국주의를 타도한 이후, 프롤레타리아독재 하에서는 상황이 약간 달라진다. 어떤 조건과 정세 하에서는 프롤레타리아 권력은 현존 제도를 혁명적으로 개조하는 길로부터 점차적으로 개조하는 길로 일시적으로 부득이 넘어 가게 될 수도 있다. 레닌의 유명한 논문 “황금의 중요성”[5]에서 말한 바와 같이 “개량주의자의 길”, 즉 우회 운동의 길, 개량의 길, 비프롤레타리아 계급에 양보하는 길을 갈 수 있다. 이것은 비프롤레타리아계급을 와해시키기 위해, 혁명에 숨 돌릴 시간을 주기 위해, 새로운 공격을 준비하기 위해 가는 길이다. 이 길이 어떤 의미에서 “개량주의적” 길임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여기에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프롤레타리아 권력이 수행하는 개량은 프롤레타리아 권력을 강화시키며, 프롤레타리아 권력에 필요한 숨 돌릴 시간을 주는 것이며, 혁명을 와해시키려는 것이 아니라 비프롤레타리아 계급들을 와해시키려는 사명을 띤 것이다.


이러한 조건하에서 개량은 그 대립물로 전화하는 것이다.


프롤레타리아 권력이 이와 같은 정책을 채택할 수 있는 것은 지난 시기 혁명의 진전이 충분했고, 이리 하여 공격전술을 일시적 퇴각전술, 우회전술로 바꿀 수 있을 만큼 충분히 확장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르주아지가 지배하던 이전 시기에는 개량이 혁명의 부산물이었지만, 오늘날 프롤레타리아 독재 하에서는 개량의 원천은 프롤레타리아트의 혁명적 전취물이며, 이 전취물로 이루어진 프롤레타리아 계급의 수중에 축적된 비축물이다.


레닌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오직 맑스주의만이 개량과 혁명의 관계를 정확하고 올바르게 규정하였다. 그러나 맑스는 이 관계를 단지 한 측면에서만 볼 수밖에 없었다. 즉 비록 한 나라일지라도 어느 정도 견고하고 지속적인 최초의 프롤레타리아 승리라는 조건을 볼 수는 없었다. 이러한 조건하에서 올바른 관계는 다음과 같다. 즉 개량은 프롤레타리아트의 혁명적 계급투쟁의 부산물이다. … 한 나라일지라도 프롤레타리아트가 승리한 후에는 개량과 혁명의 관계에 새로운 변화가 나타났다. 원칙은 그대로지만 형식에 변화가 일어났다. 이 변화는 맑스가 직접 예견할 수는 없었지만 오직 맑스주의의 철학과 정치학의 기반위에서만 인식할 수 있다. … 승리 직후에 그것은[6](국제적 규모에서는 여전히 ‘부산물’이지만) 승리한 나라를 위한 필요하고 알맞은 휴식이다. 극도로 긴장된 투쟁 후에는 이런저런 이행을 혁명적으로 수행하기에 확실히 힘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승리는 비록 부득이하게 후퇴하는 경우라도 물질적 정신적으로 버틸 수 있는 “힘의 여유”를 준다.”(제27권, p. 84-85을 보라)[7]

  1. 합법 국가 기관에서 러시아 사회민주노동자당의 모든 참여를 중단하고 특히 국가 두마에서 러시아 사회민주노동자당 대표를 소환할 것을 요구한 급진적인 볼셰비키 그룹이었다. 저명한 소환주의자 중에는 알렉산데르 보그다노프, 미하일 포크롭스키, 아나톨리 루나차르스키 및 안드레이 부브노프가 있다.
  2. 레닌, ≪공산주의에서의 좌익소아병≫, p. 104.
  3. Lenin Collected Works, volume 33, p. 113.
  4. 레닌, ≪공산주의에서의 좌익소아병≫, 김남섭 옮김, 돌베개, 1992, p. 75.
  5. 레닌, “현 시기 황금의 중요성과 사회주의의 완전 승리 이후”, Lenin Colle-cted Works, volume 33, p. 109.
  6. 즉, 개량 –- 필자의 주
  7. 같은 책, p. 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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