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지

좌파도서관

순수지(한자: 純粹知, 독일어: reines Wissen)는 진리에 도달한 확신, 확실성이다. G. W. F. 헤겔의 《논리의 학》 제1권 「존재」에서 가장 먼저 다루어지는 것으로, 자기외화의 시작점으로 언급된다.

개요

헤겔의 《논리의 학》은 그가 서론에서 밝힌 바와 같이 학적 시원을 밝히기 위해 저술된 것이다. 헤겔은 그가 살았던 시대에서 순수지에 대한 고찰이 황폐화되었다는 점을 한탄하였다. 헤겔은 '실용적 지식'을 "행상꾼의 장사술"이라고 비판하였다. 그는 모든 학문이 절대자에 의한 부단한 운동 결과 끝에 형성된 것이라는 일원론적 세계관을 고수하고, 시원을 통해 모든 학의 완성된 근거, 살아있는 내용을 밝히려고 하였다.

그는 《논리의 학》에서 다음과 같이 언급하였다.

"정신의 현상학(現象學)을 바탕으로 하여, 또 달리 말하면 현상화돼 가는 정신으로서의 의식의 학(學)을 기점으로 하여 전제됐던 것은 바로 이 정신이 도달한 궁극적이며 절대적인 진리, 곧 순수지라는 것이었다. [...] 순수지는 진리에 도달한 확실, 확실성이며 또한 그것은 더 이상 대상에 대립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 대상을 내면화시킴으로써 이것을 곧 자기자신으로 파악하는 확신, 확실성인가 하면, 또 다른 한편으로는 이 확신이 곧 자기에 관한 지(知)이기도 한 것이다."[1]
G. W. F. 헤겔, ≪논리의 학≫(1831)

헤겔의 순수지에 대한 이러한 관점은, 모든 대립의 동일성을 이루게 되는 것으로서의 신(神)을 말한 N. 쿠자누스의 학설과 유사한데, 실제로 헤겔에게서 순수지는 즉자적 절대정신, 즉 신이며, 그의 부정신학을 드러내는 가장 중요한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순수지는 헤겔 철학의 출발점이 되지만, 가장 논란이 많은 개념으로, 숱한 논쟁을 야기하였다.

참고 문헌

  • G. W. F. 헤겔, 임석진 역 (1983),《논리의 학》, 제1권, 지학사.

각주

  1. 《논리의 학》, 제1권, p. 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