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달라카 아루니

좌파도서관

우달라카 아루니(산스크리트어: Uddālaka Āruṇi)는 기원전 7세기에 활동했다고 추정되는 고대 인도의 교육자·철학자이다. 베다 철학에서 유물론을 주장한 이론가로 서술되어 있다. 판찰라 왕국(Panchala, 現 우타르프라데시주 칸푸르) 태생으로 학자였던 아루나 우파베시 고타마(Aruna Aupavesi Gautama)의 아들이며, 철학자인 스베타케투(Svetaketu)의 아버지로도 유명하다.

생애

부유한 가정에서 자랐으며, 어릴 때부터 판찰라 지역의 유명한 베다철학자였던 아요다 다우미야(Ayoda-Dhaumya)에게 조기교육을 받았다. 그는 어릴 때부터 진리에 대해 묻기를 좋아했으며 스승인 아요다 다무이야에게도 성실한 학생으로 인정받았다.

《우파니샤드》에 따르면 그는 농지 관개수로가 파손이 되었을 때 이를 발견하고 파손된 부분을 자신의 몸으로 며칠 동안 막아서 누수를 막음으로써 이를 발견한 마을 사람들과 그의 스승에게 인간 노력의 숭고함을 보여줬다고도 한다.

10대 후반에는 베다 학자들의 성지이자, 교육지로 유명했던 아시람(Ashram)에 들어가 수많은 대학자들에게 교육받았으며, 이곳에서 교육을 받은 후엔 인도의 북부 지역을 차례차례 여행하며 견문을 쌓았다. 그는 여행을 하던 도중 북부의 현자로 불리던 샤우나카(Shaunaka)와 만나게 되는데, 샤우나카의 사상에 큰 매력을 느낀 그는 곧바로 샤우나카의 제자가 된다.

아루니는 당시 지배적인 이데올로기였던 관념론적 세계관에 대항하였다. 그러나 그의 주장이 윤회와 아트만(Atman, 자아, 변하지 않는 것, 영혼적 사유 등을 뜻한다)의 완전성을 주장하던 주류 학파와 크게 떨어져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의 명성은 점점 높아지게 되었고, 판찰라 왕국(Panchala), 카디 왕국(Kadi), 비데하 왕국(Videha)의 왕을 만나 여러 차례 자신의 학문을 전하기도 하였다.

그가 저술한 서적에 대해선 아직 알려진 것이 없으나, 인도 베다의 경전인 『우파니샤드』(Uphanishad)의 여러 부분에서 언급이 되며, 그의 사상도 또한 언급이 된다.

사상

아루니는 만물은 세 가지 입자인 Dhatus(열·물·흙)로 구성이 되어있으며, 그것들은 각 세 가지 입자의 비율에 따라 달라진다고 주장하였다. 세 가지 입자는 극소립자(Anu)에 의해 구성이 되어있으며, 이 극소립자도 나눠진다.

모든 만물은 무한하게 나눠질 수 있다고 주장했으며, 이러한 무한함은 Sat(있음)에 의해 주관이 된다고 했다. 입자의 결합은 만물에게 Jiva(각각의 특성)을 부여하게 된다. Jiva에 의해 만물 내에 존재하는 입자는 서로 떨어지지 않게 되는 동시에, 해당 사물은 자신을 구성한 각 입자의 규정이 소멸된, 새로운 존재가 된다. 아루니는 각자 자기가 가지고 있는 Jiva에 따라 형태, 맛, 냄새 등의 외적 속성(Rupa)과 영혼, 기능 등의 내적 속성(Nama)을 지니게 된다고 했다.

그는 결합과 동시에 그 결합 비율에 맞는 Jiva가 생성이 되며, 결합에 쓰여던 각 입자의 규정성은 결합의 완성물에게서 찾을 수 없지만, 이것을 분리하여 각 입자로 환원할 수 있다고는 하였다.

그의 이러한 물질론은 인간에게도 적용이 된다. 그는 인간도 열(에너지·빛 등)·물(섞이고, 흘러가는 것 등)·흙(고체·음식·흡수 등)으로 이루어진 존재이며, 각자의 Jiva를 가지고 있다고 보았다. 심지어 그는 인간을 구성하는 생물학적 요소도 Dhatus에 의해 만들어지며, 각각의 Jiva를 갖고 있다고 보았다.

아루니는 Jiva는 Dhatus라는 물질에 후행하는 것이기에 Jiva의 성격을 규정하는 것은 Dhatus이며, Jiva는 Dhatus로 분리될 수 있으며, Jiva의 속성과 이를 구성하는 Dhatus의 종류의 상관관계가 존재한다고 했다. 마찬가지로 각각의 Dhatus는 이를 구성하는 Anu가 있으며, Dhatus의 속성과 이를 구성하는 Anu의 비율엔 일정한 상관관계가 있다고 보았다. 그는 열·물·흙에 대한 각각의 특성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열은 생물 또는 사물이 표출하는 기능적 측면, 마음 등의 속성과 일치한 것이라고 생각했으며, 흙은 열을 만들어내는 근원적인 집적체라고 주장했다.

그렇기에 아루니는 음식물도 흙의 일종이라고 봤으며, 음식물이 생물의 체내에 들어가면 이게 물로 인해 열이 될 준비를 갖추게 되고, 곧 열이 되어 생물의 마음을 채워주게 된다고 보았다.

아루니의 학설은 유물론적 세계관에 근거한 것이다. 이는 모든 존재를 아트만(Atman)과 연계하여 해명하려고 했던 야지냐발키아(Yajnavalkya)[1]와 대립적인 견해라 할 수 있다.

아루니는 사물을 관찰하여 사물의 속성을 일반화하는 귀납주의를 전개하였다. 그는 사물을 관찰하고 이를 분석하여, 그 속성을 체계화하는 것을 수양이라고 생각했다.

아루니는 우주를 일으킨 태초의 원리가 존재한다고 보았으며, 이를 Sat라고 주장했다. 만물은 각자 Anu의 조화에 따라 움직이고 해체된다고 했다. 인간의 외모, 성격 그리고 죽는 시기, 음식의 부패 등등 모든 원리가 이것을 형성하기 전의 각 Dhatus의 규정성에 따라 이미 결정이 된다. 그는 만물은 사라짐의 기간에 돌입하게 되며, 그 결과는 원초적인 '있음'의 원리인 Sat로 돌아가게 되며, Sat는 다시 Anu를 창조하고, Anu는 Dhatus를 생성하며 순환을 이룬다고 하였는데, 이것이 바로 윤회의 원리라고 전한다. 이러한 사상은 그리스의 유물론 철학자인 아낙시만드로스의 무한자(apeiron)와 유사한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참고 문헌

  • 소비에트과학아카데미 철학연구소, 이을호 편역 (1988), ≪세계철학사≫, 제1권, 중원문화.
  • 김세현 역 (2012), 《우파니샤드》, 동서문화사.
  • 슈 헤밀턴, 고길환 역 (2005), 《인도철학입문》, 동문선
  • 사티스찬드라 채터지 저, 김형준 역 (1999), 《학파로 보는 인도사상》, 예문서원.

각주

  1. 《브리하다란야까 우파니샤드》에서 그 존제를 확인할 수 있는, 당대 가장 유력한 관념론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