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강령

좌파도서관
제목: 우리의 강령
저자: 미하일 바쿠닌
출처: 아나키스트 연대


우리의 강령

편집자의 주
이 글은 바쿠닌이 설립한 신문인 <Народное Дело>(나로드노에 델로, 인민의 대의)지에 <우리의 강령>이라는 제목으로 출판되었다. 이를 프랑스어로 번역한 Shawn P. Wilbur는 <러시아 사회 민주주의 강령>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한국어 번역판의 제목은 러시아어 원문판에 기초하여 번역하기로 하였다.


우리는 인민의 지적,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해방을 추구한다.


1. 인민대중의 지적 해방은 그 정치적, 사회적 자유가 완전하고 공고해지는 과정에 있어 필요불가결하다. 신에 대한 믿음, 영혼의 불멸성에 대한 맹신, 거짓 원칙에 기반하여 과학에 반하는 이상주의적이고 초자연적인 유토피아에 대한 환상은 인민의 예속과 고통의 원인이 되어 왔다. 이러한 것들은 인간을 예속하는 자들의, 노동대중을 착취하는 자들의 행동을 지지하고 정당화하는 기제가 되어왔다. 또한 이것들은 인민들의 사기를 꺾고, 인민들의 의식과 물적조건을 천상계와 지상계라는 두 개의 상반된 경향으로 분할했다. 그와 동시에 이것들은 대중의 활력을 빼앗아 대중이 인권을 쟁취하고, 행복하고 자유로운 존재를 확보하는 것을 방해했다. 그렇기에 우리는 무신론자이자 과학적, 인본적 유물론의 투사가 될 수밖에 없다.


2. 우리는 인민의 경제적, 사회적 해방을 추구한다. 이것이 없는 자유는 모호한 말장난이나 역겨운 거짓말 외에 아무 것도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인민의 경제적 조건은 그들의 정치적 조건의 주춧돌이자 최선의 설명이다. 현재와 과거를 막론하고, 모든 정치 조직들은 다음과 같은 것들을 원칙적 기반으로 두고 있다. 전쟁이라는 잔혹한 행동, 남편과 아버지의 가부장적 권리, 재산의 상속에 관한 권리, 신의 이름으로 축복된 교회의 역사적 권리. 이 모든 것의 위계적 집합체를 국가라 부른다. 그렇기에 모든 국가 헌법은 불가피하게 수백만 노동대중을 치명적 무지로 몰아넣어 특권계급의, 착취계급의, 소위 문명화된 소수의 이득을 위해 예속시키는 것으로 귀결한다. 국가는 정치적, 법적, 문화적 특권이 없이는 유지할 수 없다. 그리고 저 특권들은 경제적 특권에 기반한다.

인민대중의 실질적이고 결정적인 해방을 열망하며, 우리는 다음 사항을 요구한다.

  1. 상속권의 철폐
  2. 여성과 남성의 정치적, 사회적 권리의 평등. 그리고 그 귀결로서 가족법의 철폐, 역사적으로 상속권에서 근거한 종교적/정치적/행정적 결혼의 철폐,
  3. 종교적, 법적, 행정적 결혼의 철폐는 즉각적으로 여러 의문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아동의 교육, 임신의 순간부터 성년이 될 때까지의 양육, 초등학교부터 (과학과 산업 전반을 통틀어, 한 인간을 육체노동과 정신노동 모두에 대비시키는) 고등 교육과 같은 것 말이다. 그리고 이것은 사회가 주된 책임을 져야 한다.

우리는 경제적 정의의 근간을 다음 원칙 위에 세운다.

토지는 그 경작자에게 속해야 한다. 그리고 모든 인간의 노동은 조직적으로 움직일 때에만 생산적일 수 있기에, 우리는 토지가 코뮌이나 지역 조직에 속할 것을 주장한다. 우리는 마찬가지로 자본과 생산수단이 산업 조직에 속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이 두 형태의 조직은 모두 가장 완전한 자유에, 노동자들의 완전한 경제적/정치적 평등에 기반할 것이다.


3. 미래에는 모든 정치조직은 자유로운 농업 · 산업 조직의 자유로운 연방체가 될 것이다.

결과적으로, 인민대중의 정치적/사회적 해방을 이야기할 때 우리는 국가의 파괴, 또는 해소를 추구한다. 우리는 국가를 그 종교적 · 정치적 · 행정적 · 교육적 · 법적 · 재정적 · 군사적 · 관료적 기구와 함께 급진적으로 근절하기를 추구한다.

오늘날 러시아에서는 차르 아래에서 모든 자유가 부서지고 있다. 우리는 러시아인과 비러시아인 모두에게 절대적인 자유를 추구한다. 우리는 모든 인민에게 자신의 행동을 결정할, 스스로 원하는 바와 필요와 의지에 따라 자신을 통제할 절대적 권리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리는 이로써 모든 인민들이 함께하고자 하는 이들과 함께 상향식으로 연방을 구성할 때, 그것이 참으로 자유로운 사회를 만들 것이라 바라본다. 그리고 그 사회는 동일한 원칙에 기반한 유사한 집단들과 연방적으로 단결하여 자유롭게 유럽을, 전 세계를 조직할 것이다.

우리는 강령의 원칙적 근간을 의무로써 준수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우리와 온전히 동의하지 않는 이들이 우리의 기관지에 기고하거나 우리 중 하나가 되는 것을 수인하지 않겠다 알릴 필요가 있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