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닌주의의 기초/당(2)

좌파도서관


레닌주의의 기초
VIII. 당
2절 ~ 3절

2) 당은 노동계급의 조직된 부대이다


당은 단지 노동계급의 선진부대만은 아니다. 당이 진정으로 계급투쟁을 지도하길 원한다면 동시에 그 계급의 조직된 부대이어야 한다. 자본주의 하에서 당의 임무는 방대하고 대단히 다양하다. 당은 국내외의 전진이 극히 어려운 조건하에서 프롤레타리아트의 계급투쟁을 지도해야 한다. 정세가 공격을 요구할 때는 프롤레타리아트를 공세로 이끌어야 한다. 정세가 퇴각을 요구할 때는 강력한 적의 타격으로부터 벗어나게 프롤레타리아트를 인솔해야 한다. 수백만의 조직되지 않은 비당원 노동자들에게 투쟁의 규율성과 체계성, 조직성과 인내성을 심어주어야 한다. 그런데 당 그 자체가 규율과 조직의 구현이고 프롤레타리아트의 조직된 부대인 경우에만, 당은 이러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이러한 조건을 갖추지 않았다면 광범한 프롤레타리아트 대중에 대한 당의 참된 지도를 말할 수 없다.


당은 노동계급의 조직된 부대이다.


조직된 전체로서의 당에 대한 사상은 우리 당의 규약 제1조에 있는 레닌의 유명한 정식화에서 구현되어 있다. 거기서는 당을 조직들의 총화로 보고 있고 당원은 당 조직들 중의 어느 하나에 속한 일원으로 보고 있다. 1903년에 일찍이 이 정식화에 반대했던 멘셰비키는 이 정식화를 자유입당 “제도”로 대체할 것을 제안했다. 자유입당 제도는 이래저래 당을 지지하기는 하지만 당 조직 중의 어느 하나에 가입하지 않거나 가입하기를 원하지 않는 “교수”나 “학생” 및 모든 “지지자”나 “파업참가자”에게도 당원 “자격”을 부여하는 “제도”이다. 이런 기묘한 “제도”가 우리 당내에 자리 잡게 되었더라면, 당은 필연적으로 교수들과 학생들로 넘쳐나고, 하나의 느슨하고 무정형의 혼란된 “형태”로 타락했을 것이다. “동조자들”의 바다에서 길을 잃었을 것이며, 당과 계급 사이의 경계선이 지워졌을 것이다. 미조직 대중들을 선진부대의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하는 당의 임무는 엉망이 되었을 것이다. 이는 논증할 필요도 없다.


레닌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마르토프 동지의 견해를 보면 당의 경계가 전혀 불분명하다. 왜냐하면 ‘모든 파업 참가자’가 ‘스스로를 당원이라고 선언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느슨함으로부터 어떠한 이로움이 생기는가? ‘명칭’이 널리 퍼져 나가는 것이다. 그 해악은 계급과 당을 혼동하는 조직 해체의 사상을 가져오는 것이다.(제6권, p. 211을 보라)[1]


그러나 당은 단순히 당 조직들의 총합만은 아니다. 당은 동시에 조직들의 통일적 체계이다. 조직들이 정식으로 결합된 통일적 전체이다. 상하지도 기관을 가지고 있고, 소수가 다수에 복종하며, 모든 당원들에게 구속력을 가지고 있는 실천적 결정을 하는 조직이다. 이러한 조건을 갖추지 못한다면 당은 노동계급의 투쟁에서 계획적이고 조직적으로 지도할 수 있는 통일적으로 조직된 전체일수 없다.


레닌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전에는 우리 당은 정식으로 조직된 전체가 아니라 고립된 서클들의 단순한 총합에 불과했으며 따라서 이들 서클 사이에 사상적 영향력 이외에는 어떤 관계도 있을 수 없었다는 사실을 그들은 이미 망각해 버렸다. 지금 우리는 하나의 조직된 당이 되었고 이는 권력의 수립을 의미하며 사상적 힘의 권력적 권위로의 전환, 당의 상급 기관에 대한 하급 기관의 복종을 의미한다.”(제6권, p. 291을 보라)[2]


다수가 소수에 복종하고 중앙이 당활동을 지도한다는 원칙은 동요분자들로부터의 공격, 즉 “관료주의”니 “형식주의”니 하는 등등의 비난을 종종 일으킨다. 그러나 증명할 필요도 없이 이러한 원칙들을 실행하지 않는다면 하나의 전체로서의 당이 계획적인 사업을 할 수도 없으며, 노동계급투쟁을 지도할 수도 없다. 조직문제에 있어서 레닌주의는 이러한 원칙들을 확고하게 적용하는 것이다. 레닌은 이러한 원칙에 반대하는 것을 조롱거리로 일축하며 “러시아적 허무주의”, “귀족적 무정부주의”라고 하였다.


레닌은 ≪일보전진 이보후퇴≫에서 이러한 동요분자들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 귀족적 무정부주의는 특히 러시아 허무주의자의 고유한 특성이다. 그들은 당 조직을 괴물 같은 ‘공장’으로 생각하고 전체에 대한 부분의 복종, 다수에 대한 소수의 복종을 ‘농노제’로 생각하고 … 중앙기관 지도하의 분업은 사람을 ‘톱니바퀴와 나사’로 전락시키는 것이라고 반대하여 희비극적 절규를 일으키며 … 당의 조직 규약에 대해서 말하면서 경멸하듯 얼굴을 찡그리고 규약 따위는 전혀 없어도 괜찮다는 모멸적인 … 비평을 내뱉는다. …


관료주의에 대한 이 유명한 아우성은 중앙기관들의 인적 구성에 대한 불만을 가리는 휘장에 불과하며, … 무화과 나뭇잎에 불과하다. 너는 관료주의자이다. 왜냐하면 너는 대회에서 나의 의지에 의해서가 아니라, 나의 의지에 반하여 임명되었기 때문이다. 너는 형식주의자이다. 왜냐하면 너는 나의 동의에 근거하는 것이 아니라, 당의 형식적인 결정에 근거하기 때문이다. 너는 대단히 기계적 방식으로 행동하고 있다. 왜냐하면 너는 당 대회에서 ‘기계적’ 다수파에 의거하고 있으며 보선에 의하여 충원되고자 하는 나의 희망을 완전히 무시하기 때문이다. 너는 전제군주이다. 왜냐하면 너는 오래 된 동료들[3]에게 권력을 양도하기 싫어하기 때문이다.”(제6권, p.310 및 p. 287을 보라)[4]


3) 당은 프롤레타리아트 계급조직의 최고 형태이다


당은 노동계급의 조직된 부대이다. 그러나 당이 노동계급의 유일한 조직은 아니다. 프롤레타리아트는 또한 많은 다른 조직들을 가지고 있다. 그 조직들이 없이는 자본에 반대하여 성과적인 투쟁을 할 수 없다. 노동조합, 협동조합, 공장조직, 의회 의원단, 비당원 여성협회, 출판 기관, 문화 교육 단체, 청년동맹, 혁명적 군사조직(공공연한 혁명적 활동시기의), 국가적 조직 형태로서 대표자 쏘비에뜨(프롤레타리아트가 권력을 잡았을 경우) 등이다. 이러한 조직들 중의 대부분이 당 밖에 있는 조직이며, 그 중의 일부만이 당과 직접적으로 연결되거나 당의 파생조직을 구성한다. 이러한 모든 조직들은 일정한 조건하에서는 노동계급에게 절대로 필요하다. 왜냐하면 그 조직들이 없다면 당은 계급투쟁의 여러 영역에서 프롤레타리아트의 지위를 강화할 수 없으며, 부르주아 제도를 사회주의 제도로 바꾸는 사명을 띤 역량으로 프롤레타리아트를 단련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많은 조직들을 어떻게 통일적으로 지도할 수 있는가? 이 많은 조직들을 지도하는데 있어 혼란을 낳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무엇인가? 이들 각각의 조직들이 각자의 고유한 특정분야에서 활동을 하기 때문에 서로 지장이 될 수도 있다. 물론 이는 사실이다. 그러나 모든 조직들이 하나의 방향으로 활동해야 한다. 왜냐하면 이들 조직은 하나의 계급, 즉 프롤레타리아계급을 위해 일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물어 보자. 이 모든 조직들의 행동 노선, 일반적 방침은 누가 결정해야 하는가? 필요한 경험을 지니고 있기에 총 노선을 작성할 수 있으며, 충분한 권위를 가지고 있기에 조직들이 그 노선을 수행하게 하여 지도에서 통일성을 획득하고 혼란을 없앨 수 있는 중심조직이 있는가?


그 조직은 프롤레타리아트의 당이다.


당은 이에 필요한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다. 왜냐하면 첫째로 당은 프롤레타리아트의 당 밖에 있는 조직들과 직접 연결되어 있고 또 일상적으로 그 조직들을 지도하고 있는 노동계급의 가장 우수한 분자들의 집합이기 때문이다. 둘째로 노동계급의 가장 우수한 분자들이 결집한 당은 계급내의 모든 형태의 조직을 지도할 줄 아는 노동계급의 지도자를 육성하기 위한 최고의 학교이기 때문이다. 셋째로 노동계급의 지도자를 육성하기 위한 최고의 학교로서의 당은 그 경험과 권위로 프롤레타리아트 투쟁에 대한 지도를 집중하며, 노동계급의 모든 당 밖에 있는 조직을 당과 계급을 연결하는 보조기관이나 매개물로 전화시킬 수 있는 유일한 조직이기 때문이다.


당은 프롤레타리아트 계급조직의 최고 형태이다.


물론 이 말은 노동조합, 협동조합 등의 당 밖의 조직들이 형식적으로 당의 지도에 복종해야 한다는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 그것은 단지 이러한 조직들에 소속되어 있으며 확실하게 그 조직들에 영향을 미치는 당원들이 당 밖의 조직을 설득하여 프롤레타리아트의 당에 근접하고 자발적으로 당의 지도를 받아들이도록 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이것이 바로 레닌이 당은 “프롤레타리아 계급 단결의 최고형태”이며, 그 정치적 지도력을 다른 모든 형태의 프롤레타리아 조직에 확장시켜야만 한다고 말한 이유이다.(제25권, p. 194을 보라)[5]


당 밖에 있는 조직들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주장하는 기회주의 이론은 무소속 의회 의원이나 당을 떠난 출판계 활동가들, 식견이 협소한 노동조합 지도자나 속물이 되어버린 협동조합 간부를 양산하는 이론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이론은 레닌주의 이론 및 실천과 결코 양립할 수 없다.


  1. 레닌, ≪일보전진 이보후퇴≫, 홍수천 옮김, 풀무질, 1995, p. 67.
  2. 같은 책, p. 160.
  3. 제2차 당 대회의 결의에 복종하지 않고 레닌을 “관료주의자”라고 비난했던 악셀로드, 마르토프, 포트레소프 등을 말한다 -- 필자의 주
  4. 같은 책, p. 183 및 p. 156-157.
  5. ≪공산주의에서의 좌익소아병≫, p.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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