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사회주의에 대한 테제

좌파도서관


생태사회주의에 대한 테제
Le manifeste de l'écosocialisme

편집자의 주
이 선언은 새로운 정치 프로젝트의 길을 닦기 위해 2002년 발표된 '생태사회주의 국제 선언[1]'과 2009년 벨렘 선언[2]과 맥을 같이한다.

2012년 12월 1일 파리에서 열린 좌파당(Parti de Gauche)이 조직한 '생태사회주의 대회'의 틀 안에서 널리 논의되었고, 다양한 배경을 가진 30여 명의 저자들로부터 의견을 모아 취합하였다. 이 선언은 프랑스와 해외에서 생태사회주의를 지향하는 모든 희망자, 조직과 개인에게 제안하는 것이다.

Mathieu Agostini, Paul Ariès, Guillaume Étievant, Laurent Garrouste, Susan George, Janette Habel, Damien Joliton, Matthieu le Quang, Jacques Lerichomme, Michael Löwy, Laurent Maffeïs, Corinne Morel Darleux, Arno Munster, Danièle Obono, Anita Rozenholc.


1. 생태사회주의?

1. 구체적이고 급진적인 대안

생태사회주의유토피아가 아닙니다. 인간과 환경을 고갈시키는 우리 시대의 생산과 소비 패턴이 만들어낸 이중적 교착 상태에 대한 인류의 이성적인 대응입니다. 생태사회주의는 급진적인 생각과 실제 정치적 행동을 필요로 하며, 우리는 현 체제의 두 원동력, 자본주의와 '생산주의'와 싸울 것입니다. 자본주의는 모든 것을 새로운 자금줄로 만들기 위해 상품화하고, '세계화'합니다. 이는 전방위적인 사회적 불평등과 오염, 생태계의 파괴를 불러왔습니다. 생산주의는 천연자원을 고갈시키고 기후를 교란시킵니다. 생산주의는 결코 채워지지 않을 욕구를 광고하며, 소비주의를 내면화합니다.

우리는 이 끔찍한 체제에 대해, '세계화'된 금융 과두정, 민주적 통제 없이 다국적 기업의 로비 대상이 되는 정부, "자유롭다는" 무역과 경쟁, 그리고 녹색 자본주의와 그 이론가들을 진범으로 지목합니다. 우리는 그들에 맞서 인류의 일반적인 이익을 외칠 것입니다: 즉각적인 부의 공유, 필요를 우선으로 하는 경제, 기후, 생태계 그리고 생물 다양성의 쟁취.

2. 우리 모두의 이익에 대한 패러다임

모든 인간은 그 인간이 발을 딛고 서 있는 생태계와 분리할 수 없는 존재입니다. 인류의 삶과 양립할 수 있는 생태계는 단 하나뿐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지구 생태계에 의존한다는 점에서 모두 같은 존재입니다. 이 진리는 모든 종류의 차이점에도 불구하고 모든 사람에게 적용됩니다. 즉, 인류의 삶을 가능하게 하는 생태계를 보존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이익과 같습니다. 이는 인류만이 아닌 다른 모든 생물에게도 이롭습니다.

그러나 만약 모든 것이 섭리에 따라 진행되고, 누군가가 누군가를 지배하는 것이 정당화된다면, 무엇인들 자유롭게 말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는 자유와 생태계를 위해 더 많은 민주주의, 사회적 평등, 세속주의페미니즘을 요구합니다. 이는 과두제, 권위적 또는 가부장적 세력의 개입 없이 시민 토론이 진행되기 위한 필수 조건입니다.

이제 우리는 누군가에게만 좋은 것이 아니라 모두에게 좋은 것을 요구해야 합니다. 우리는 인권의 보편성, 의무로서의 시민권, 필수적 권리로서의 공화국을 요구할 것이며, 정치적 생태주의에 기반한 새로운 공화국을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생태사회주의입니다. 전지구적으로 적용되어야 할 사회주의적이고, 인본주의적이며 평등을 추구하는 사상입니다.

3. 좌파 세력의 새로운 출발

생태사회주의라는 우리의 새로운 프로젝트는 다른 좌파 세력을 한데 모을 것입니다. 반자본주의와 생산주의에서의 해방이라는 목표 아래 우리는 단결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더 많이 생산하고 소비할 것을 지향하는 사회주의자들" 또한 해방시킬 것입니다.

환경 파괴와, 인간에 대한 인간의 착취는 근절될 것입니다. 우리의 생태사회주의 프로젝트는 인간의 필요와 지구의 한계를 모두 고려합니다. 우리는 생산의 사회적 유용성, 소비 방식, 진정한 수요와 그 충족 방법을 재구성할 것입니다.

4. 사회주의의 새로운 부활

사회주의는 항상 인간의 해방을 목표로, 부의 공유, 권력의 민주화, 그리고 모든 여성과 남성의 포괄적인 교육을 말해 왔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제 이러한 해방이 '끝없는 성장'을 꿈꾸는 것으로는 달성될 수 없다는 것을 압니다. 인간의 삶을 가능하게 하는 생태계는 그것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자본주의 체제와 단절된 진보의 새로운 모델을 정의해야 합니다. 생산 및 교환 체제뿐만 아니라, 생산 내용 및 소비 패턴도 다시 고민해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생태계를 보존하며 이루어질 인류 사회의 진보에 대해 새로운 방식으로 생각하게 합니다. 그 새로운 방식이 바로 생태사회주의이며, 급진적이고 생태적인 시민 혁명을 말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인류 해방의 새로운 전략입니다.


2. 막다른 길에서 벗어나는 법

5. 녹색 자본주의라는 거짓말과 "비정치적 환경주의"

우리의 생태계는 사회적입니다. 우리는 생태학의 비전이 자유주의 경제학과 양립할 수 있다는 헛소리를 거부합니다. 우리는 지속 가능한 발전이라는 미명 아래, 이윤 추구만을 위한 '새로운 기회의 땅'을 말하는 "녹색 자본주의"를 규탄합니다. 우리는 또한 이 모든 문제의 책임을 그저 개인에게 전가할 뿐인 "보수주의자"의 입장을 배격하고, 고삐 풀린 생산주의가 문제라고 말할 것입니다.

"보수적" 입장은 자본주의적 생산 및 소비 방식에 대한 투쟁에서 등을 돌리고, 그들이 가장 취약한 저개발 국가를 가장 가혹하게 착취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려 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노동계급과 단절되고, 세계 경제와 사회적 비전에 대한 진지한 비판적 접근이 결여되어 있으며, 환경 문제에 대해서도 합리적인 접근이 불가능할 그런 백면서생들의 입장을 인정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의 생태학은 환경 문제를 경제 체제 및 사회 투쟁에 대한 비판과 체계적으로 연결하고, 모든 시민을 참여시키는 것으로 해결해나갈 것입니다.

6. 사회민주주의라는 넌센스

우리는 부의 재분배가 고작 GDP와 같은 경제 지표와 물질 소비의 증가로 달성될 수 있다는 사회민주주의 교리를 거부합니다. 사회민주주의란 사실 넌센스와도 같습니다. 이미 축적된 자본은 애써 모른 체 하며, 경제 성장이라는 '찬란한 미래'가 열려야 분배가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미 부가 존재함을 알고 있으며, "금융자본이 더는 먹지 못할 정도로 배가 부를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습니다. 자본주의적 약탈을 통해 축적된 부는 이미 차고 넘칩니다.

한편, 사회민주주의는 인류문명의 자살행위인 무한성장의 모델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GDP, 경제 지표들은 결코 "인간적인 삶"을 반영하는 수치가 아닙니다. 물론 생활에 필요한 상품에는 누구나 접근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당연히 기본적인 경제적 욕구들은 충족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처한 사회적 비상 사태는 고작 경제 성장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게다가 맹목적인 성장 추구는 오히려 생태계, 천연 자원 및 기후를 보존하는 데 큰 방해물로 작용합니다.


3. 인류의 진보를 위한 경제·사회적 체제

7. 필요에 의한, 필요를 위한 경제

생태사회주의는 인간의 필요에 봉사하는 경제 및 생산 시스템을 원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자유주의자들의 "공급주의적 정책(supply-side policies)"에 반대합니다.

우리는 생산주의적 논리를 거부합니다. 그저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더 빨리 고장나거나 쓸모 없게 되도록 프로그래밍된 상품들은 서서히 우리를 죽이고 있습니다. 이 쓰레기 더미의 행진을 얼마나 더 참아야 합니까? 이 많은 폐기물이 남반구 국가로 수출되어 수많은 이들의 건강과 전지구적 환경을 해친다는 사실을, 어떻게 우리가 눈감아 줄 수 있겠습니까?

우리는 경제를 생태적으로 계획하도록 만들 것입니다. 얼마나 많은 이익이 발생하느냐가 아니라, 모든 사람의 진정한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지를 고려하는 결정을 내려야합니다. 그렇게 된다면, 건강한 환경에서 살 권리를 누구에게나 보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8. 전통적인 소유와 노동관 철폐

생태사회주의는 "기득권 독재(dictatorship of vested interests)"와 생산 수단의 사적 소유에 도전합니다. 이것은 노동에 대한 전통적인 관점에 대한 도전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생산수단의 사회적 소유와 사회적 경제를 위한 대안으로, 노동자 자주관리조합주의를 지지합니다. 우리는 특히 은행 및 신용 분야에서 공공 정책의 도구로서 재정 주권과 국유화를 지지합니다. 또한 우리는 인류 발전의 지표화, 탈세계화, 환경 보호, (기본소득 등을 통한) 사회적 안전망의 확대, 사회화된 급여 및 최대 소득의 제한 등의 조치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또한 "더 적고, 더 효율적이고, 더 많은 사람을 위한 노동"을 통해 노동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고, 이를 바탕으로 실업자 없는 완전 고용 사회를 목표로 합니다. 필요한 것을 생산하기 위해 필요 이상으로 오래 일하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이렇게 해서 확보된 시간은 소위 "비생산적 활동"에 투자되겠지만, 오히려 그것들은 보고서 속 숫자보다 "좋은 생활"에 필수적입니다.

9. 생산의 획기적인 변화

생태사회주의는 생산의 획기적인 변화를 위해 "4R"을 제안합니다: 세계화가 아니라 지역화를 추진하고(Relocalisation), 산업은 생태학적으로 재편되고(Re-industrialization), 또 재구조화(Restructuring)될 것이며, 노동과 그 가치는 재분배(Redistribution)될 것입니다.

현재 산업의 재편, 충분한 개인 서비스, 생태학적 요구들과, 식량 주권을 위한 농업, 모두를 위한 건강을 목표로 하는 연구는 충족되지 않고 있습니다. ("친환경" 진영에서 녹색 건물, 주택 단열 등을 통한 에너지 효율 증대, 재생 에너지 연구 등으로 재생 불가능한 자원들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긴 합니다.)

그러나 황당하게도 이러한 시급한 사회적·생태적 문제들은 너무나도 경시됩니다. 자유주의자들은 그저 자유방임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실업과 여러 사회 문제들에만 매몰되어, 사회적 비용들과 경제적 역량을 낭비하고 있습니다. 생태사회주의적 전환은 시급한 문제들을 해결할 뿐만 아니라, 자본주의 극복을 통해 산업과 노동을 재조직하여 실업과 다른 사회 문제들도 해결할 것입니다.


각주

  1. "Manifeste écosocialiste international"
  2. Belem Ecosocialist Declar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