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심론

좌파도서관

유심론(한자: 唯心論, 영어: Mentalism)은 인식 이론 영역 상의 용어로, 물질의 운동 양상의 반영으로서의 심리 작용을 거부하고, 선험적으로 존재하는 마음·표상 등이 심리 작용을 구성한다는 이론이다.

개요

인식 이론 및 심리학에서 유심론적 견해는 다른 견해와 비교하면 그 역사가 짧은 것으로, 서구 중세의 〈보편논쟁〉 당시 유명론(唯名論) 관점을 취했던 이데올로그들이 고수했던 입장이었다. 당대 유명론자들(대표적으로 오컴의 윌리엄)의 견해에 따르면, 보편은 실재가 아니며, 인식주관에 정신 속에 깃들어져 있는 것이었다. 이와 같은 견해는 보편과 특수, 개별이 실재적 범주가 아니며 관념적 범주라고 주장한다는 점에서 유심론을 전개한 것이라 할 수 있다.[1]

유심론 인식 철학은 계몽주의가 성장하던 시기에 폭발적으로 그 영역을 확대해 나갔다. 영국의 조지 버클리, 데이비드 하틀리, 존 로크, 데이비드 흄은 모두 유심론자였는데, 그들은 심리적 표상이 실재를 구성하며, 실재가 곧 구성된 표상의 연합체라는 ‘관념연합설’을 공유하였다.

독일 관념론자인 이마누엘 칸트는 대표적인 유심론자로, 영국 관념론의 표상주의(表象主義)를 계승하였다. 칸트의 표상주의는 아르투어 쇼펜하우어가 계승하였다. 쇼펜하우어는 당시 헤겔이 인식 이론 영역에서 칸트의 표상주의를 비판하고 기계적 유물론의 방식을 긍정적으로 검토[2]했다는 것에 크게 반발하였다.

명나라의 사상가 왕수인에 의해 전개된 양명학은 심리 작용 이론에서 유심론이었다. 그는 일물(一物)에는 리(理)가 없으며, 오로지 정신 작용인 심(心)에 리가 있다는 주관주의·주의주의(意志主義)를 내세웠다.[3] 그는 물(物)을 고찰함에서 그것이 음정양동(陰靜陽動)의 전개 양상과 분리되어 있다는 것을 주장하였으며, 되려 마음 작용이 물을 만들어냈다는 관념론적 일원주의를 내세웠다.

인식 이론 영역에서 유심론은 유물론의 대립항으로 여겨진다.

참고 문헌

  • 중국 북경대 철학과 연구실, 홍원식 역 (2005), 《중국철학사》, 제3권, 간디서원.

각주

  1. Gracia, Jorge (1982). "Suárez and Metaphysical Mentalism". American Philosophical Quarterly. Minneapolis. 67 (3): 350.
  2. 헤겔은 세계관의 차원에서는 유물론에 대립되는 관념론적 세계관을 지녔었다. 그러나, 그의 인식 이론 영역에서는 유물론적 관점이 유심론적 관점보다 지배적인 것으로 되었다.
  3. 심즉리설(心卽理設)이라 불린다. (《중국철학사》, 제3권, pp. 210-211.)